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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핫이슈] 채권금리 상승

지난 6월 13일 이후 세계 채권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다. 미국의 10년 만기 재무성증권 수익률이 7월 말까지 무려 1.34%포인트 상승한 후 다시 급락세로 돌아서는 등 시장의 변동성이 극에 달하고 있다. 미국만 이런 현상을 보이는 것은 아니어서 7월 말까지 일본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0.51%포인트 상승했으며, 독일은 0.61%포인트, 그리고 한국의 3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 역시 0.63%포인트 상승했다. 과연 이런 채권금리의 상승세는 언제까지 이어지며,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최근 채권금리의 급상승은 두 가지 요인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첫번째 요인은 예상보다 세계경제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2ㆍ4분기 경제성장률이 2.4%를 기록한 데 이어, 독일의 IFO지수도 3개월 연속 상승했다. 한국의 6월 산업생산도 증가세로 돌아서는 등 경기전망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5월까지만 해도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던 것을 감안하면, 불과 2개월 만에 큰 변동이 발생한 셈이다. 금리상승을 가져온 두 번째의 이유는 중앙은행의 금융정책 변화의 조짐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은 디플레이션의 심각한 위험을 강조하며,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을 사용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채권투자자들은 암묵적으로 이 비전통적인 통화정책 수단이 `국채매입`과 같은 과격한 수단을 포함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FRB는 예상보다 금리 인하 폭을 줄였으며, 그 이후 발표된 통화정책 보고서에서 극단적인 대책을 세울 만큼 경제가 허약하지 않다고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채권시장의 참가자들로서는 FRB에게 속았거나, 아니면 FRB의 의중을 잘못 읽었다고 밖에 설명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의 채권금리 급등이 과연 합리적인 수준인지 매우 의심스럽다. 경제가 회복되기 시작한 것은 분명하지만, 그 회복세에 대해 누구도 `강력한`이라는 수식어를 사용하지 못한다. 2ㆍ4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2.4%를 기록하긴 했지만, 1.7%에 달하는 국방비 지출의 기여가 없었다면 0%대의 미미한 성장률에 그쳤을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2%가 넘는 성장 기여도를 기록한 소비지출 역시, 저금리에 힘입은 바가 크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을 듯 하다. 결국 미국경제는 저금리와 달러약세, 그리고 정부의 재정정책에 힘입어 개선되고 있지만,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진입할 지의 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채권금리의 상승이 회복되기 시작한 경제의 앞을 가로 막을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01년 봄 FRB의 강력한 금리인하에 힘입어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채권시장에도 큰 변화가 발생했다. FRB의 금리인하가 경제의 회복을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면서 채권금리가 오히려 상승세로 돌아섰던 것이다. 그러나 회복되는 듯한 미국경제는 다시 침체의 나락으로 떨어졌으며, 9.11 테러사태를 맞이해 90년 이후 처음으로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의 굴레를 쓰고 말았다. 또한 2001년 11월, 경기회복의 전망이 높아지면서 채권금리가 또 다시 급상승했지만, 경제는 2분기 동안의 반짝 성장 이후 위축세로 돌아서고 말았다. 이런 현상이 나타난 이유는 매우 분명하다. 경기회복의 가장 중요한 `동력`이 저금리에 있었기 때문에 금리상승 현상이 발생하는 순간 경기회복의 탄력을 잃어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이번 경기회복 국면이 지난 2001년 봄과 2002년 초와 같은 `반짝 경기`로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점점 우세해지고 있다. 이라크 전쟁이후 국제유가가 빠르게 하락한 데다, 각국 정부의 강력한 재정정책이 동시다발적으로 시행되면서 오랫동안 얼어붙었던 기업의 투자가 서서히 회복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금리 국면에서 고금리 국면으로 돌아서는 순간, 이런 회복의 탄력이 지속될 수 있을 지는 매우 의심스럽다. 기업의 설비투자 심리 역시 금리의 절대적인 수준과 저금리 효과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경기전망의 가장 중요한 관전포인트t는 채권시장의 지나친 금리상승이 얼마나 빨리 억제되느냐에 달려 있는 것으로 판단되며, 만에 하나 지난 2002년 초와 같이 금리상승 국면이 2분기 이상 장기화될 경우 경제는 다시 어려움을 겪게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홍춘욱 한화증권 투자전략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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