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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내서 대학 다닌 학생 학점 낮았다

직업능력개발원, 2009년 대졸자 조사했더니…<br>취업준비 미흡 탓… 부모 도움 받은 대졸보다 정규직 비율·소득도 떨어져

융자를 받아 대학을 다닌 학생은 학점이나 토익점수 등 '취업 스펙'이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규직 비율이나 소득도 부모의 도움으로 학교를 다닌 학생에 비해 적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대졸자 직업이동경로조사(2009년 대졸자를 대상으로 2010년 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조사 대상 대졸자는 4년제 대졸자 1만1,730명 중 만 30세 이상과 야간대학 졸업생 등을 제외한 20대 9,779명이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부모나 친척에게 의지(79.5%), 장학금(8.5%), 본인이 직접 마련(3.7%), 학자금 융자(8.4%) 등 학자금 조달 방식을 네 가지로 분류해 학점, 영어점수, 정규직 취업률, 소득 등을 분석했다.

대학생의 취업 스펙으로 중시되는 대학 졸업 평균학점 차이를 보면 장학금을 받은 학생이 87.5점으로 가장 높고 융자를 받은 학생이 80.4점으로 가장 낮았다. 부모 등에 의존한 학생은 82.0점이었다.

토익점수가 있다고 응답한 3,54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역시 장학금을 받은 학생이 778.9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부모 등에 의존한 학생은 773.0점이었다. 이에 비해 융자를 받은 학생의 평균점수는 754.0점에 불과했다.

분석을 주도한 오호영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은 "저소득층 가구의 학생일수록 융자로 학비를 조달하는 비율이 높고 취업 준비가 미흡하며 특히 학원비 등 비용이 수반되는 영어점수에서 학비 조달 유형별 격차가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융자로 학비를 댄 학생은 월평균소득과 정규직 비율도 낮았다.

장학금을 받은 집단의 월평균소득이 207만4,000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본인이 직접 학자금을 마련한 학생이 205만8,000원이었다. 부모 등에 의지한 학생은 198만1,000원, 융자를 받은 학생은 182만2,000원의 순으로 나타나 최대 25만2,000원 차이가 났다.

지난 2010년 임금근로자로 취업한 7,072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정규직 취업률은 학비를 부모 등에게 의존한 학생이 70.0%로 가장 높고 본인이 조달한 경우가 63.4%로 가장 낮았다. 융자는 64.8%였다.

오 연구위원은 "대졸 취업난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학자금 대출 상환을 위해 직업의 질을 가리지 않고 취업부터 하는 '투매양상의 취업' 우려가 있으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해 취업시까지 상환을 유예하는'취업후상환 학자금대출(일명 든든학자금)' 확대, 상환 부담이 없는 국가장학금 제도 확충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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