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남북정상회담] 6·15선언 시민 반응
입력2000-06-15 00:00:00
수정
2000.06.15 00:00:00
최석영 기자
"차분한 실천으로 통일열매 맺자"[남북정상회담] 6·15선언 시민 반응
『지난 사흘간 한반도를 가른 휴전선은 보이지 않았고 우리는 그저 한민족 이었습니다. 이제는 「통일」을 목청껏 외쳐보고 싶습니다.』
남북한 정상이 성공적인 회담을 마치고 「6·15 남북공동선언」을 발표하자 국민들은 한결같이 『통일이 정말 다가오고 있는 것 같다』며 환영의 뜻을 표시했으며 『합의 못지않게 실천이 중요하다.
앞으로 양측이 과감한 협상을 통해 선언을 실천으로 옮기는 노력과 지혜를 모아 통일의 날을 앞당기자』고 호소했다. 또 실향민들은 『고향길이 열렸다』며 이산가족 상봉의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구자호(39·회사원)씨는 『합의서에 희망적인 내용이 많아 대단히 반갑고 통일의 날이 한 발짝 더 다가선 느낌』이라며 『국민의 기대치가 큰 만큼 급하게 서두르기만 하고 실천은 못하는 불상사가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덕(43·사업·서울 서초구 반포동)씨는 『이번 만큼은 남과 북이 가슴을 맞대고 진지하게 통일문제를 풀어나가길 바란다』고 밝히고 『비전향장기수 문제는 해결하겠다고 해놓고 납북어부나 국군포로 문제에 대해서 언급이 없는 게 잘못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주부 한일희(34·경기 김포시)씨는 『남북 정상은 구체적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합의사항 중 이산가족 문제는 반드시 실행에 옮겨 수십년 동안 맺힌 민족의 한을 풀어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합의사항 중 「다방면 교류·협력」과 관련, 벤처기업과 시민단체들은 새로운 남북협력의 모델이 마련될 계기가 될까 기대하며 설레는 표정들이다.
벤처기업인 ㈜렛츠고월드 이학순 사장은 『기존 한 두 개 대기업 위주의 남북경협에서 탈피해 벤처기업들도 북한에 진출, 새로운 경협의 장을 만들 수 있는 폭넓은 기회가 주어지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한편 15일 0시를 넘어 남북 정상의 합의문 조인식 장면이 TV를 통해 나오자 실향민들은 감격에 눈물을 감추지 못했으며 공동선언문의 조인, 金대통령과 金국방위원장이 손을 맞잡는 장면과 金국방위원장이 「원 샷」으로 건배를 들고 이에 대한 답례로 金대통령이 여러 차례에 걸쳐 잔을 비우는 장면은 보고 또 봤다.
이성만(65) 평북중앙도민회 총무부장은 『짧은 일정동안 이런 좋은 결과가 나온 것은 우리가 반세기 동안 기다린 결과가 아니겠는가』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金국방위원장도 자유롭게 마음을 열고 대해 줘 너무나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평양으로 출발하기 직전 청와대 앞길에서 金대통령에게 북에 남겨둔 가족사진 2장을 보여줬던 김경회(77·서울 강동구 암사동)씨는 『이산가족 상봉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니 마음이 벅차오른다』며 『오늘은 일생일대에 가장 행복한 날』이라고 기뻐했다.
고향이 평남이라는 실향민 오지선(69)씨는 『평양에서 훌륭한 성과를 거두고 돌아오시는 金대통령을 마중하기 위해 어제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깨끗하게 하기 위해 목욕을 했다』며 『55년이라는 긴 세월이 며칠만에 갑작스럽게 바뀌어 어리둥절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기대했던 가족들의 생사확인과 서신교환에 관한 언급이 빠진 데 대해 실망하기도 했다. 고향이 황해도 해주라고 밝힌 이성배(70)씨는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고향방문단 상호 교환으로 한정시킬 것이 아니라 생사확인과 서신교환 등을 지속적으로 논의해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그동안 합의만 한 채 전혀 실천이 되지 않던 아픈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보다 세심한 준비와 배려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시민단체에 근무하는 우지영(27)씨는 『남북이 그동안 7·4 남북공동성명과 남북기본합의서 교환 등에 합의했지만 후속조치와 실천이 없어 실망을 안겨줬다』며 『이른시일 내에 남북교류 활성화와 이산가족 상봉 등을 위한 구체적 일정과 실천방법까지 합의되길 간절히 희망한다』고 피력했다.
최석영기자SYCHOI@SED.CO.KR
입력시간 2000/06/15 18:12
◀ 이전화면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