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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위탁 70%는 친인척... 일반가정 참여 확대 절실

22일 '가정위탁의 날'... 지난해 위탁아동 1만4,340명

사진=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인천가정위탁지원센터

“우리 아이들을 잠시만 좀 부탁 드리면 안될까요?”

두 자녀를 둔 이미정(가명)씨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인천가정위탁지원센터에 처음 전화를 걸어 한참을 망설이다가 어렵게 입을 열었다.

이씨는 남편의 건강문제로 경제적 어려움에 빠져 예랑(가명·6), 예민(가명·4) 두 자매와 함께 고시촌을 전전했지만 그나마도 돈이 바닥난 상태. 여기에 남편까지 가출해 아이들을 키우기 힘들었다.

결국 주민센터를 통해 가정위탁제도를 소개받아 가정위탁지원센터를 찾았다.

때마침 이 씨는 두 자녀가 출가시키고 예비위탁부모 교육 수료까지 마친 위탁부모 김연수(가명)씨 부부가 있어 두 남매를 맡길 수 있었다.

18일 중앙가정위탁지원센터에 따르면 이 씨의 두 딸처럼 위탁가정에 맡겨진 아동 수는 지난해 말 기준 1만4,340명에 달했다. 지난해 한 해만 보면 1,943명의 아동이 신규 위탁되고 2,145명은 위탁종결 돼 원래 가정으로 돌아갔다.

가정위탁은 부모의 이혼, 경제적인 상황, 질병, 사망, 학대, 수감 등으로 인해 보호가 필요한 18세 미만 아동을 일반가정에 일정 기간 위탁 양육, 보호해 주는 제도다. 아이를 떠나보내는 입양과 달리 일정 기간을 양육하고 원래 가정 복귀를 가정한다는 점에서 가족기능의 회복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이중 70%는 할아버지, 할머니나 다른 친인척에게 자녀를 맡기는 ‘대리양육’에 해당한다. 조손가정 상당수가 가정위탁 제도 시행과 함께 편입된 결과다. 아직 내 아이를 다른 부모에게 맡긴다는 또는 남의 아이를 내가 맡는다는 데 대한 부담에 일반 가정위탁이 자리를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반가정위탁은 잘하면 원래 부모와 위탁 가정 모두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다. 실제로 이 씨의 두 딸을 키우게 된 김 씨 부부는 “처음 위탁부모를 신청할 때는 겁도 나고 고민도 많았지만 가정위탁지원센터에서 진행하는 부모교육도 받고 아이와 친해지기, 아동 양육기술 배우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자신감을 갖게 됐다”며 “막상 아이를 맡아 키워보니 보람도 있고 이 아이들 덕분에 모든 게 새롭게 느껴져 왠지 신혼부부가 된 것 같은 느낌까지 든다”고 말했다.

현재 이 씨는 두 자매를 위탁가정에 맡긴 이후 자녀들과 정기적으로 만나며 함께 지낼 주거지를 구하는 것을 목표로 일을 하고 있다.

인천가정위탁지원센터 여승수 관장은 “누군가와의 애착 형성이 매우 중요한 성장기 아동이 온전한 한 가정에서 건강하게 자랄 수 있게 돕는 것이 가정위탁의 가장 큰 특징”이라며 “친가정의 기능이 회복될 때까지 아이들을 사랑으로 보살펴 줄 위탁부모에 많은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는 22일은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가정위탁의 날’이 중요한 의미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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