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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이어 제주점 확장도 삐걱

잇따라 빨간불 켜진 호텔신라 면세점 사업<br>제주점 증축 전제조건인 버스 주차장 확보 못하면<br>시, 준공해도 사용불허 입장<br>신라 "준공 전엔 마련할 것"


호텔신라의 국내 면세점 사업에 잇따라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호텔신라가 서울 장충동에 전통호텔과 함께 면세점 증축을 추진하는 계획안이 서울시의 승인을 받지 못한데 이어 제주 신라면세점 확장 사업도 좌초 위기에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국인 등 해외 관광객을 흡수해 수익구조를 개선하려던 호텔신라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지난 5월 제주시로부터 제주 신라면세점 인근 토지를 매입해 버스 주차장(1,015㎡ㆍ14대 규모)을 확보하는 조건으로 4층 규모(연면적 6,325㎡)의 점포를 6층(연면적 1만1,361m²)으로 증축하는 사업 인가를 받았다. 이후 호텔신라는 내년 8월 완공을 목표로 증축 공사에 돌입했다.

그러나 제주 신라면세점 증축에 주차장 부지가 발목을 잡고 있다. 그동안 신라면세점 주변의 교통체증으로 주민들의 거센 민원을 받아온 제주시는 점포 주변에 대형버스 주차를 위한 주차장을 추가로 마련한다는 조건부로 사업을 인가했지만 주차장 부지를 호텔신라가 아닌 제3자가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호텔신라 측이 조건을 충족하지 않고 증축 공사를 강행한 결과가 된 것이다. 호텔신라는 다른 부지를 물색하고 있지만 준공 때까지 주차장을 확보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면세점 주변 땅값이 껑충 뛰었기 때문이다.

제주시는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다. 오홍식 제주시 부시장은 최근 간부회의에서 "신라면세점 증축에 있어 주차장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준공이 되더라도 사용허가를 내주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호텔 신라가 제주 신라면세점 증축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이유는 외국인, 특히 중국인 관광객의 제주 방문 증가로 면세 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 신라면세점의 매출액은 2011년 1,307억원에서 지난해 1,966억원으로 1년새 50% 이상 뛰었다. 제주 면세 시장에서 70%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호텔신라로서는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이 제주 시장에서 점유율을 넓히려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제주 신라면세점은 호텔신라의 면세점 중 인천공항점, 서울 장충동의 서울점에 이어 세 번째 규모다.

신라호텔 관계자는 "준공 전까지만 주차장을 마련하면 법적인 문제가 없기 때문에 주차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다른 부지를 확보해 공사에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텔신라의 사업부문 중에서 면세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최근 들어 면세점 비중은 더 늘고 있다. 2010년 전체 매출에서 면세점 비중은 83.6%(1조2,147억원)였지만 2012년 85.7%(1조9,018억원)으로 2.1%포인트 증가했다.

호텔신라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녀인 이부진 사장이 지난 2010년말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면세점을 성장동력으로 삼고 국내외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경쟁업체인 동화면세점의 지분 19.9%를 인수했다. 서울 장충점도 확장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서울시의 사업 승인을 받지 못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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