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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5월 8일] 광우병과 유언비어

최근 광우병 사태로 온나라가 들끓고 있다. 인터넷에는 갖가지 괴담들이 급속히 유포되고 있으며 ‘믿거나 말거나’식의 유언비어가 마치 진실인 양 포장돼 국민들의 현혹시키고 있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무엇이 진실이고 허위인지조차 제대로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다. 이런 와중에 검찰이나 방송통신위원회 등 정부기관이 유언비어 유포자를 엄중 처벌하겠다고 들고나와 국민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있다. 상황이 악화되면서 정부 공신력까지 위협받는 지경에 이르다 보니 어떻든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이야 이해 못하는 바가 아니지만 헛다리를 짚어도 한참 잘못 짚었다는 느낌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검찰 내부에서도 일단 관련자를 모두 잡아들이겠다고 큰 소리를 치기는 했지만 도대체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지 또 무슨 규정으로 처벌해야 하는지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인 듯하다. 이번 사태가 주로 어린 학생들 사이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검찰로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만에 하나 중학생이라도 잡아들여 수사 성과를 거뒀다고 한다면 세상의 조롱거리로 전락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 광우병 사태가 이처럼 확산된 것은 일차적으로 정부의 안이한 대책에서 찾아야 한다. 국민 모두가 쇠고기 개방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고 먹거리 안전에 신경이 곤두서 있는지를 절박하게 느꼈어야 한다. 국민의 입장에서 생각하기는커녕 “값싸고 질 좋은 고기를 먹을 수 있다”는 등 일반 정서와 동떨어진 인식을 보여 공분을 불러 일으켰을 뿐이다. 이 같은 유언비어가 판치고 사람들을 사로잡게 만드는 시대적 배경도 면밀하게 따져봐야 한다. 요즘 집집마다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이 모든 것이 아빠 엄마 때문’이라는 타박을 많이 듣는다고 한다. 지난 대선에서 잘못된 선택을 하는 바람에 자신들도 먹고 살기 힘들어졌다는 원망이란다. 0교시 수업이나 우열반 편성 등 사회 전체를 경쟁의 벼랑으로 내몰고 있는 현실에 대한 일종의 저항인 셈이다. 그저 철 모르는 아이들의 얘기라고 치부하지 말고 그만한 사회적 공감대를 담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 사태의 본질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대증요법만 내놓는다면 제2, 제3의 광우병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있다. 모름지기 어느 시대에나 유언비어는 있기 마련이다. 중요한 것은 혹세무민의 유언비어가 창궐할 수 있는 토양을 근원적으로 없애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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