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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8월 12일] 박태환과 위기 극복

박태환 선수의 금메달 소식은 모든 국민들에게 이 여름 최고의 청량제가 되고 있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지친 시민들에게, 불황으로 나날의 삶에 불안과 초조로 근심만 쌓아가고 있는 서민들에게, 무기력한 정부와 정치권에 분노해온 많은 사람들에게 특히나 그렇다. 박 선수의 금메달이 더욱 주목 받는 것은 서양인들의 전유물로 인식돼온 자유형에서 아시아인으로서는 72년 만에 처음 이룬 쾌거이기 때문이다. 세계를 놀라게 한 그의 성과는 천부적 자질을 바탕으로 하루 1만5,000m의 물살을 달리는 등 이른바 지옥훈련과 세계 최고를 향한 넘치는 열정, 천식과 지난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부정출발로 실격된 충격 등을 극복해낸 강인한 정신력이 합쳐져 이뤄낸 것이다. 여기에다 태릉선수촌에서 이뤄진 체계적이고 치밀한 훈련시스템, 즉 정부의 지원도 주효했다. 다른 많은 금메달보다 박 선수의 그것이 대한민국을 그래서 더욱 열광하고 행복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런 흥분과 행복을 스포츠에서 뿐만이 아니라 불경기와 위기상황에 빠져들고 있는 우리 경제에서는 맛볼 수 없을까. 지금 경제ㆍ산업 현장 곳곳에서는 갈수록 안타까움과 한숨 섞인 탄식이 늘어가고 있다. 대내외 경제요인이 악화되면서 중산층이 크게 무너지는 등 대부분 국민들 삶의 질은 크게 위축되고 있고 경제동력 또한 떨어지면서 우리나라의 경쟁력이 힘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대외요인보다는 정부에 대한 불신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중견그룹을 경영하고 있는 A회장은 올 들어 국내에서의 신규투자를 사실상 중단하고 있다. 대신 베트남 등 해외 투자 및 진출에 더욱 힘을 쏟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국제 경영환경이 불투명해져 내린 전략적 판단이기도 하지만 진짜 속내는 국내에서 사업을 하는 데 갈수록 정나미가 떨어진다는 생각에서다. 새 정부 출범 초기 공언했던 규제완화 등 정부의 요란한 ‘기업우대’ 정책은 말뿐이지 개선되는 게 없고 쇠고기 파동에서처럼 사회적 혼란상황 등에 대한 대처능력도 부실하기 짝이 없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외국인들도 정부에 대해 큰 신뢰를 하지 못하는 것 같아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즉 한국은행 집계 결과 올 상반기 외국인이 지분 10% 이상 취득한 직접투자의 순투자액이 8억8,619만달러 순유출을 기록한 것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지난 1980년 하반기 이후 28년 만이어서 충격이 더 크다. 국내외 기업인들이 정부를 제대로 신뢰하지 못하면서 경제 위기상황을 조기에 효율적으로 극복해나갈 수 있는 동력이 자꾸만 상실되고 있는 것이다. A회장처럼 대다수 기업인들은 점차 기업가 정신을 잃어가고 있는 기업인들도 문제지만 정작 정부가 기업인들이 제대로 움직일 수 있는 분위기를 전혀 만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외치고 있는 이명박 정부에서도 많은 기업인들은 아이러니 하게 참여정부 때 느꼈던 불안감을 여전히 떨쳐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원유가 원자재 가격 폭등 속에 고환율 정책을 채택, 물가폭등을 야기한 것에서 보듯 정부의 부적절한 경제 정책에 대한 실망감이 커져가고 있는 것이다. 기업인ㆍ경제주체들의 사기는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기업인들이 좀더 신바람나게 뛸 수 있는, 그리고 모험과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는 분위기와 정서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박태환 선수가 힘든 역경을 극복하고 금메달을 따낼 수 있었던 것처럼 기업인들의 강인한 정신력, 정부의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지원시스템이 뒷받침된다면 우리 경제도 현 위기상황을 하루빨리 극복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의 신뢰 회복이 급선무다. 경제 최대의 적은 바로 불확실성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더 이상 우왕좌왕하지 말고 진정한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위해 속히 구체적 행동에 나서야 한다. 그것이 위기극복을 위한 최선의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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