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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아이를 위해? 학원을 위해!

■ 대한민국의 미친 엄마들(정찬용 지음, 들녘 펴냄)

학원 간다고 공부 잘하는 것 아닌데… 불안심리 부추기는 학원에 들러리

엄마가 아이를 병들게 만들어

불합리한 교육현실 엄마도 피해자… 자신의 삶도 돌아보라 조언




'건강하고 바른 아이로만 자라다오'. 대한민국 부모의 한결 같은 마음일 것이다. 그러나 교육이란 단어 앞에서 부모의 기대는 하나 더 늘어난다. '공부는 잘 하면서…'

'대한민국의 미친엄마들'은 전가의 보도처럼 중요시 여겨지는 '교육'의 실상을 진단하고, 이로 인해 몸과 마음이 피폐해지고 있는 아이들을 둔 엄마들에게 전하는 '아이 잘 키우기 지침서'다.

저자는 우선 교육의 대표명사로 쓰이는 학원의 실상을 진단한다. 저자에 따르면 학원의 정체는 한마디로 엄마들의 마음의 평화와 희망 유지를 위해 아이들이 자기계발 시간을 희생해가며 학교 수업시간에 이어 또다시 들러리 서주러 가는 곳이다. 학원들은 그저 시대가 어떻게 변하든 엄마들의 불안감을 적당히 자극하고 부추겨서 그게 모순이 되든지 자충이 되든지 간에 아무 상관 없이 돈 벌 생각만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학원이 공부를 잘 하게 만드는 특별한 장소라는 생각 역시 잘못됐다고 지적한다. 아이들이 공부를 못 하는 이유는 집중력이 부족해서인데, 학원에 간다고 아이들의 집중력이 크게 향상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학원 강사의 재미 있는 강의에 현혹될 수는 있어도, 이 같은 방식의 수업이 아이들의 성적을 올려줄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런 저자의 판단에도 엄마들이 자녀들을 학원을 보내는 이유는 뭘까. 핵심은 불안감이다. 다른 아이들은 모두 학원을 다니는데, 내 자녀만 학원에 보내지 않을 경우 혹시 다른 아이들에 비해 뒤쳐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걱정을 더 크게 만드는 사람 역시 대한민국의 엄마들이라고 저자는 비판한다.



돈 한 푼 받지 않고 자신의 자녀가 다니는 학원을 홍보해주는 '스피커'엄마들. 저자는 그들은 자기 아이들이 다니는 학원이 대세가 되기를 원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야 일단 안심이 되고 자존심도 충족된다. 그렇게 학원이 대세가 되면 설사 그 학원이 잘못된 것이었다 하더라도 망한 사람들 수가 많아 덜 억울하다.

그런데 본인의 자녀가 다니는 학원이 정말 좋은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 스피커들은 갑자기 조용해지도 한다. 영재 열풍이 풀면서 우후죽순 생기는 영재교육원에 대한 날선 비판도 가한다. 저자는 영재는 타고난 재주가 있어서 스스로 알아서 연습하고 연마하고 찾아다닌다고 말하며 학원이나 과외를 해야만 들어갈 수 있는 영재교육원이 있다면 만들어진 가짜 영재를 받는 곳이니 사이비 학원이라고 주장한다.

학원을 비롯해 대한민국 교육 현장을 비판한 저자는 엉터리 교육 현장에서 잘 살아남는 방법을 알려 준다. 우선 유아기에 공부를 시키면 창의성과 집중력에 결정적 손상을 입기 십상이어서 유아기 아이들을 제대로 교육하는 법은 사랑하는 마음으로 잘 관찰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며, 초등학교 때는 샘솟듯 솟아오르는 호기심과 그것을 충족시키기 위해 발동되는 모험심이 꺾이지 않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중학교 때는 이런 저런 체험들이 중요하며, 본격적으로 인생의 고민이 시작되는 고등학교 때는 아이들을 내버려두라고 말한다. 내버려두면 그들은 어떤 일을 스스로 시작하게 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엄마 자격증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도발적인 제안을 하며 아이들을 병들게 하는 사람이 바로 엄마라고 다시 한 번 강조한다. 그러면서도 교육 앞에서 엄마 역시 피해자임을 살피며, 자녀 교육에 자신의 삶을 잃어버린 대한민국 엄마들에게 '자기 인생 방기 증후군'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에도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한다.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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