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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오르는 바람에… 경봉 M&A 무산

대기업 계열 SI 업체<br>공공시장 참여 제한하자<br>시총 두달 새 3배 늘어<br>외국 선박업체서 인수 포기


정부가 대기업 계열 시스템통합(SI)업체의 공공시장 참여를 제한한 후 중소 SI업체의 몸값이 급등하면서 인수합병(M&A)이 무산되는 사례가 발생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럽계 선박회사가 중소 SI업체인 경봉의 카메라복합기술 확보를 위해 M&A를 추진했지만 최근 주가가 급등하는 바람에 논의를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양문석 경봉 대표는 이날 "지난 7월 초 유럽계 선박회사가 우리 기술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며 투자를 제안해왔지만 주가가 급등한 후 연락이 없다"고 밝혔다. 경봉의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최근 주가가 급등하면서 인수자인 유럽계 선박회사에서 부담을 느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7월 초 2,905원이던 경봉 주가는 이날 8,060원으로 2개월도 안돼 180%나 급등했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도 300억원에서 840억원으로 3배 가까이 덩치가 커졌다.

경봉의 주가가 치솟은 이유는 정부가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을 개정해 내년부터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의 계열사들이 공공정보화 사업 참여를 제한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오는 11월에 시행되는 개정 법안에 따라 내년부터 그동안 공공 SI 시장을 독식하다시피 했던 삼성SDS, LG CNS, SK C&C 등의 대기업 계열사들의 정부사업 참여가 전면 금지된다.



경봉은 최근 10억원 이상의 정부사업을 잇달아 따내면서 기술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경봉은 6월부터 부산광역시(36억원)ㆍ부천시(16억원)ㆍ안양시(19억원)ㆍ청주시(27억원)ㆍ하남시(20억원)ㆍ제주특별자치도(21억원)ㆍ목포지방해양항만청(18억원) 등 총 8건의 공공 SI사업에서 157억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경봉의 관계자는 "올해 신규 진출한 폐쇄회로(CC)TV 분야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이 14억원 수준이었지만 올해는 120억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경봉은 상반기 매출액 176억원, 영업이익 11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 매출액(328억원)과 영업이익(18억원)의 절반 이상을 달성한 상태다. 경봉의 관계자는 "지난해 3ㆍ4분기는 매출액이 45억원, 영업이익이 마이너스 4억원이었지만 이번 3ㆍ4분기는 매출액이 90억원 규모에 영업이익은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경봉은 해외 사업 진출도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만큼 앞으로 M&A나 해외 업체로부터의 투자에 가능성을 열어놓겠다는 입장이다. 양 대표는 "이번에 제안이 들어온 유럽계 회사는 방범 CCTV와 불법주차단속 CCTV 등 다른 기종의 CCTV들을 통합 관리해서 볼 수 있는 기술에 관심을 보였다"며 "이 분야는 경봉이 기술력을 인정받아 최근 매출이 높은 분야"라고 말했다. 양 대표는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지만 경봉은 해외 사업 경험이 적다"며 "향후 견실한 해외 업체가 투자 의사나 M&A를 제안해오면 함께 손잡고 같이 나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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