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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6월 23일] 작가도 가격·브랜딩전략 갖춰야

“뛰어난 작가와 좋은 작품은 많은데 정작 해외 경매에 내놓을 만한 작품은 없다는 거죠.” 지난달 말 홍콩 크리스티의 ‘아시안 컨템퍼러리 아트’를 지켜본 뒤 강북에서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는 A씨가 이렇게 꼬집었다. 그 어느 때보다 국내시장이 활발하고 작가가 없는 것도 아닌데 국내작 52점이 낙찰될 때 중국은 192점, 일본은 94점을 팔아치운 것에 대한 평가였다. 특히 20~30대 젊은 작가들은 많은데 중견 작가가 턱없이 부족한 기형적 구조에 대한 지적이다. 중견 작가의 국내 지명도와 해외 인지도의 현격한 간극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아트페어나 해외 개인전 등으로 해외에서 인지도를 충분히 쌓지 못했을 경우 중견 작가의 수준 높은 작품일지라도 해외시장에서는 국내만큼 대우를 받기가 쉽지 않다. 이제 막 시작한 신예 작가든 오랜 기간 연마한 중견 작가든 해외에서는 인지도 면에서 비슷하다는 게 시장의 논리다. 중견 작가들보다 가격이 저렴한 젊은 작가의 작품이 해외 경매에 더 많이 진출하는 형국이다. 해외 경매에서 들려오는 20~30대 작가들의 활약상에는 낮은 인지도를 극복한 참신한 작품성 못지않게 가격 경쟁력의 우세함도 한몫 했다. 지난 18일 열린 서울 옥션 메이저 경매도 마찬가지. 그 어느 때보다 해외 컬렉터들이 많이 참여한 이번 경매에서는 블루칩과 옐로칩 작가가 아닌 ‘커팅 에지’ 부문의 젊은 작가들이 더 뜨거운 관심을 끌었다. 작가로서 몸 값을 낮추는 것은 ‘예술적 자존심’을 거스르는 쉽지 않은 결정이다. 그러나 해외에서의 부각은 ‘세계적 작가’로서의 자리매김과 국내시장에 부메랑 효과를 낳게 되니 장기적인 안목에서는 손해가 아니다. 작품이 훌륭하다는 전제하에 거래의 물꼬만 트면 시장원리에 따라 낮춘 가격만큼의 회복 그 이상도 가능하다. 게다가 중국ㆍ인도ㆍ러시아 등 미술계의 이머징 마켓에서는 각각 화교, 정보기술(IT) 사업가, 석유 부호 등이 자국 작가를 지지하지만 내수시장과 인구기반에서 열세인 우리의 경우 해외 마켓을 흘려 볼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강남의 한 갤러리 운영자 B씨가 어느 중견 작가의 최근 일화를 소개했다. 이름만 들으면 알 법한 이 작가는 자기 작품의 기존 가격이나 전시 이력을 배제하고 작품성만으로 평가 받고자 한다며 새롭게 작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미술시장에서 활동하는 작가에게도 장기적인 안목의 가격 경쟁력 제고와 브랜딩 전략이 필요하다. ccs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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