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성적 한국인들은…" 의미심장 발언
"리더에 가장 중요한 건 겸손"김용 WB 총재, 서울대 강연
박윤선기자 sepys@sed.co.kr
"어머니는 내게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격언을 가르치셨습니다. 겸손이 없는 리더는 정말 위험한 것입니다."
김용 세계은행(WB) 총재와의 대화가 16일 오후 서울시 관악구 서울대 근대법학교육백주년기념관에서 열렸다. 300석 규모의 강의실은 김 총재와 만나기 위해 온 국내외 학생들로 발 디딜 틈 없이 꽉 찼다.
오연천 서울대 총장은 김 총재를 '가치 창조의 심볼'이라는 말로 소개하며 "김 총재의 리더십으로 WB의 가치가 업그레이드됐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어느 나라 어느 도시를 가든 사람들은 나에게 한국의 성장에 대해 묻는다"며 "나는 한국인들은 열심히 일하고 무엇보다 교육에 열성적이기 때문이라고 답한다"고 밝혔다.
서울대 법인화 과정에서 고문 역할을 하기도 한 김 총재는 "서울대의 모든 의사결정을 교과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정말 충격을 받았다"며 "최고의 대학이 되기 위해서는 국제화의 흐름에 맞춰가야 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을 만나는 자리인 만큼 경제나 국제 이슈를 떠나 인생 선배로 조언을 하는 모습도 보였다.
한 여학생이 타임지의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된 것을 들며 어떻게 하면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느냐고 묻자 "리더가 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겸손을 유지하는 것"이라며 "한국 문화가 가르치는 겸손은 여러분이 죽을 때까지 배워야 할 중요한 가치"라고 강조했다.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해 일한다는 것이 개인적인 목표와는 달리 성과를 얻기 힘든데 어떻게 관리하느냐는 남학생의 질문에는 "나는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낀다. 그 의무감이 밸런스를 유지하는 비결"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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