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미국대사관이 일반 시민들에게 처음으로 개방된다. 또 덕수궁과 성공회 서울대성당, 시립미술관, 배재학당 역사박물관, 서울역사박물관 등 서울 도심에 위치한 20개의 근현대 역사를 담은 건물들이 밤늦게까지 문을 열고 시민들을 맞는다. 정동 일대에서 열리는 '정동 야행(夜行) 축제'를 통해서다.
서울 중구는 오는 29일과 30일 이틀간 정동 일대에서 정동 야행 축제를 연다고 11일 밝혔다. 축제는 '중구의 역사를 보다'와 '정동의 밤을 거닐다'라는 2가지 주제로 야사(夜史)·야설(夜說)·야로(夜路)·야화(夜花)) 등 4개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축제의 백미는 주한미국대사관 개방이 포함된 '야화'다. 미국대사관은 지난 1883년 국내 최초로 들어선 외국 공관으로 평상시에 일반에게 개방되지 않고 있지만, 특별히 이번 축제기간에 일반에게 개방한다. 또 덕수궁이 현행 관람 시간보다 한 시간, 서울시립미술관도 현행 관람 시간보다 네 시간을 연장 개방하는 등 인근 20여개 박물관과 미술관, 오후 10시까지 일반 관람객들을 맞는다.
조선시대 시장과 관청이 몰려 있던 중구의 역사를 다양한 체험으로 알아보는 프로그램인 '야사'는 한양에 약을 공급한다고 약현으로 불렸던 중림동의 '한약 향첩 만들기'와 신당이 많아 이름이 붙은 신당동의 '점괘 보기' 등으로, '야설'은 덕수궁 돌담길 마당극, 저글링, 외발자전거, 코믹 마임, 어쿠스틱, 재즈와 팝, 힙합 등 다양한 공연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이밖에 '야로'는 덕수궁을 시작으로 배재학당역사박물관, 구세군역사박물관 성공회성당, NH아트홀, 시청별관 정동 전망대 등이 종점인 5개 도보 탐방 코스를 걸으며 정동 밤길의 운치를 맛볼 수 있다. 야로는 29일 오후 7시와 30일 오후 1시 30분, 오후 7시에 운영되며, 참여를 원하는 시민은 문화유산국민신탁 누리집(www.nationaltrastkorea.org)에 예약하면 된다. 최창식 중구청장은 "정동은 박물관 미술관 극장. 등 현존보존되고 있는 문화자산이 많이 남아 있는 근대 문화유산의 1번지"라며 "많은 시민들이 찾아 정동 밤의 멋과 추억을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