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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달아오른 출구전략 시기 논쟁

성장률·고용 호조에 "12월" "내년 3월" 의견 분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출구전략 시기를 둘러싼 논쟁이 또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최근 발표된 지난 3ㆍ4분기 미 국내총생산(GDP)과 10월 고용동향 등이 예상 밖의 호조를 보이자 연준이 오는 12월부터 양적완화 규모 축소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탓이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가디언 등은 "지난달 1~16일 미국의 셧다운(정부 폐쇄) 사태에도 고용지표 등이 호조를 보이며 연준이 12월에 채권매입 규모를 줄일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월가에서 12월 출구전략설이 퍼지면서 8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 전자거래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가격은 전날보다 1.8% 급락한 온스당 1,284.60달러에 체결되며 1,300선이 깨졌다. 10년물 미 국채가격도 전거래일보다 0.14%포인트 급등한 2.750%를 기록하며 9월 중순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폴 애시워스 애널리스트는 "셧다운 사태에도 제조업ㆍ건설업ㆍ소매업 등의 고용이 전반적으로 회복세를 보였다"며 "연준이 12월에 자산매입 규모를 줄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10월 비농업 부문 신규 취업자 수는 20만4,000명으로 시장 예상치인 12만5,000명을 크게 웃돌았다. 3ㆍ4분기 성장률도 2.8%로 시장 전망치인 2.0%, 2ㆍ4분기 2.5%를 상회했다. 씨티그룹의 네이던 시츠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에 활기가 돌고 있으며 이런 추세는 내년에 더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 내에서도 다음달부터 자산매입 규모를 줄일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9일 "고용 증가세가 돋보이지는 않지만 매우 견고하다"며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자산매입 규모 축소 여부를 최소한 논의라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연준이 출구전략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블룸버그가 32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8일 조사한 결과 양적완화 축소 시기를 다음달로 예상한 응답자는 5명에 그친 반면 내년 3월은 14명에 달했다. 내년 1월과 내년 4~5월은 각각 9명, 4명으로 나타났다. 소비ㆍ기업투자ㆍ인플레이션 등의 지표가 부진해 경기회복을 장담하기 아직 이른데다 연말 정치권의 예산전쟁이 다시 발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BNP파리바SA의 라우라 로스너 이코노미스트는 "고용회복을 뒷받침할 수 있는 더 많은 지표가 필요하다"며 "내년 3월 양적완화 축소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10월 고용동향이 겉으로는 호조를 보였지만 파트타임 일자리만 늘어나는 등 고용의 질은 그다지 좋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피어몬트시큐러티즈의 스티븐 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12월에 자산매입 축소 여부를 논의하겠지만 결국 경기회복의 증거를 더 모으기 위해 기다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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