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갈수록 커지면서 외환ㆍ주식ㆍ채권 등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인상 행진을 중단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선물시장에서 리스크 회피를 위한 헤지 거래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증가하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다. 5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카트리나의 피해가 당초 예상보다 큰 것으로 알려진 지난 1일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서 거래된 선물ㆍ옵션 계약은 일일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인 1,070만건을 기록했다. 특히 이날 유로달러 선물거래량은 580만건으로 급증했다. 유로달러 선물은 금리 변동에 따른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수단으로 주로 활용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도 지난달 30일 미 국채 2년물과 5년물의 선물 거래가 일일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30일짜리 연방기금금리 선물옵션 거래도 사상 최대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전문가들은 헤지 거래가 이처럼 증가하고 있는데 대해 카트리나가 새로운 ‘시장 변수’들을 많이 만들어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FRB의 금리 정책이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한 가운데 자리 잡고 있는 ‘최대 변수’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부에서는 카트리나에 따른 미국의 경제 충격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난 만큼 FRB의 금리 인상 행진이 조만간 중단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카트리나 충격에 따른 고유가 현상이 미국 소비 심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어, FRB가 금리 인상에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카트리나에 따른 경제 충격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는 점 역시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들이 되고 있다. 카트리나가 몰고 온 불확실성은 현물 시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주식ㆍ채권ㆍ외환 시장 모두 ‘허리케인 발(發) 불안’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주식시장의 경우 카트리나 피해 집계에 따라 일희일비를 지속하고 있고, 채권 시장은 FRB의 금리 인상 중단 가능성으로 가격 하락세가 완연하기는 하지만 이에 대해 확신을 갖고 있지는 못하고 있다. 달러 약세 전망이 우세한 외환 시장 역시 카트리나의 경제적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오는 20일(현지시간) 열리는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불확실성 해소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되긴 하겠지만 피해 복구 상황 집계에 걸리는 시간을 감안할 때 카트리나에 따른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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