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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실용(實用)'없는 경제 국감

김영기 경제부 기자

[기자의 눈] '실용(實用)'없는 경제 국감 김영기 경제부 기자 김영기 경제부 기자 11일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재정경제부에 대한 17대 첫 국정감사장. 오전에 마지막으로 마이크를 잡은 우제창 열린우리당 의원은 앞선 9명의 질의ㆍ응답을 본 뒤 "초선으로 처음 국감에 나섰지만 대단히 실망스럽다"며 "이런 식의 이념 논쟁으로는 국내 경제에 대한 신뢰만 떨어뜨린다"고 촌평했다. 그의 발언대로 이날 국감은 추상적 문구의 나열로 가득 찼다. '성장과 분배' '좌(左)냐 우(右)냐'는 해묵은 논쟁은 의원들의 입에서 한결같이 반복됐다. 자신들의 경제철학(?)을 주장하는 '웅변대회장'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피감 기관들의 모습도 전혀 다르지 않았다.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성장이 우선이다"는 말을 앵무새처럼 되뇌었고 수십차례 되풀이된 '시장경제' '좌파'라는 질문에는 답변 내용을 다르게 하기도 힘든 모습이었다. 답변 시간에 쫓긴 그의 입에서 경제철학이나 상세한 경제정책 운용방향을 발견하기는 힘들었다. '불확실성'이란 모호한 단어와 대통령의 '시민혁명' 발언 등을 둘러싼 의원들의 추궁에 부총리의 얼굴에는 피곤함만 묻어났다. 이 부총리는 결국 끝머리에서 "제발 좀 이념논쟁이 안 일어나고 실용적 입장에서 토론했으면 한다"며 속내를 드러내고 말았다. 여당의 정부 감싸기도 여전히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직전 경제 부총리였던 김진표 의원은 외평채 가산금리, 노사분규 건수 등을 들이대며 질의시간의 80% 가까이를 현 정부의 '치적'으로 채웠다. 모처럼 이정우 청와대 정책기획위원장을 증인으로 채택했지만 좌우 색깔 논쟁에서 한걸음도 나가지 못했고 기껏 되뇐 발언은 "좌파가 아닌 중도파"라는 의미 없는 자기 변호뿐이었다. 5시간을 넘긴 첫날 국감. 김정부 의원은 "국민의 고통, 서민 경제가 얼마나 살아날 수 있을지 걱정하면서 국감장에 나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들이 공허한 이념논쟁 외에 곤궁한 서민들의 삶을 구원해주기 위해 내놓은 방책은 무엇인가. 이제는 정말 국감에도 '실용주의적 시장경제'가 필요한 시점이다. young@sed.co.kr 입력시간 : 2004-10-11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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