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부터 27일까지 닷새 동안 스위스 휴양지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ㆍ다보스 포럼)의 핵심 화두는 정치적 '블랙 스완'이 될 것이라고 클라우스 슈밥(사진) WEF 회장이 전망했다. 블랙 스완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이 발생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일단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과 파급효과를 가져오는 사건을 뜻한다.
슈밥 회장은 다보스포럼 개막을 앞두고 블룸버그통신ㆍAP통신ㆍCNBC 등과 21~22일 연달아 가진 인터뷰에서 "(올해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경제가 자신감을 회복하는 등 경제적 리스크가 진정되고 있는 반면 정치적 블랙 스완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안보가 위협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올해 포럼은 전 세계 경제가 여전히 불안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중동과 북아프리카 등의 정치적 위협 요소들까지 산재해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분위기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슈밥 회장은 중국-일본간의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영토 갈등, 시리아 내전, 이란 핵개발 등을 블랙 스완으로 지목한 뒤 "특히 시리아, 말리 등의 문제가 뜨거운 쟁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제적 리스크도 여전히 중요한 화두로 포럼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슈밥 회장은 "올해 세계 경제가 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각종 리스크들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으며 부정적인 사건들이 발생하면 세계 경제는 다시 붕괴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경계심을 나타냈다.
그는 이어 "고용 없는 성장, 소득 격차 심화 등과 같은 불균형 성장이 이어질 경우 전 세계적인 사회 불안정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슈밥은 가장 심각한 문제로 청년 실업률의 심화를 지목한 뒤 "이로 인해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이 의심받고 있고 기업인과 정부 지도자들에 대한 공공의 신뢰도 추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구글은 매년 다보스포럼의 하이라이트였던 금요일 밤 무도회를 취소했다. 슈밥 회장은 "전 세계가 현재 매우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다"며 "다보스포럼은 그저 웃고 즐기는 행사가 아니기 때문에 (행사 취소는) 당연한 일이며 우리는 보다 본질적인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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