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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백골징포와 오불관언

‘한통데이타는 백골징포(白骨徵布), 감독당국은 오불관언(吾不關焉).’ 코스닥 기업인 한통데이타가 최근 상반기 실적이 영업흑자(7억원)라고 했다가 외부감사를 받아본 결과 대규모 적자(42억원)라고 12일 말을 바꿨다. 더욱이 이 회사는 이날 실적공시만 하나 내놓고는 하루종일 전화도 받지 않은 채 버텼다.시장에서 파문이 확산되자 이날 밤 마지못해 해명성 공시를 냈지만 내용은 가관이었다. “2ㆍ4분기 매출채권에 이미 부도난 업체 두 곳과 불량업체 두 곳으로부터 받을 돈을 잡았고 1년 이상 받지 못한 돈의 대손충당금 적립금을 높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얼마나 허술하게 회계처리를 했으면 거래업체가 부도난 사실도 사전에 알지 못해 그 돈까지 실적으로 잡았는지 기가 찰 노릇이다. 과거 탐관오리들이 죽은 사람에게도 세금(포)을 부과한 뒤 가족ㆍ친지들로부터 돈을 받아내려다가 이들이 야반도주했는데도 상부에는 징수할 세금이 있다고 보고한 셈이라고 할까. 코스닥위원회 등 감독당국은 한통데이타의 막무가내식 태도에 거의 오불관언(나는 상관하지 않는다)했다. 사태가 불거지자 위원회에서 한 일이라고는 “왜 실적이 달라졌는지를 해명하라”는 것뿐이었다. 당국의 한 관계자는 “투자자에게 빨리 실적을 공개하기 위해 회사가 자체 집계분을 내놓을 때와 외부 감사인의 결산 결과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회사측이 고의로 그랬는지를 판단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영 석연치 않다. 한통데이타에 앞서 불과 며칠 전에 인터파크도 ‘1ㆍ4분기 흑자와 2ㆍ4분기 흑자를 보태니 상반기 실적이 마이너스’라는 해괴한 공시를 내놨었다. 코스닥 시장은 지금 신뢰위기에 직면해 있다. 위기의 중앙에는 기업들의 무책임한 태도와 감독당국의 무관심이 자리잡고 있다. 당국의 이 같은 태도를 놓고 일부에서는 “오는 10월 증시통합을 앞두고 마음은 뽕밭에 가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마저 나온다는 점을 알았으면 한다. /고광본 기자<증권부> kbg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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