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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 신입사원들이여 흙 같은 인재가 되라


이른 아침 발걸음을 재촉하며 출근하는 신입사원들을 보면 그들의 생동감에 나 역시 힘을 얻는다. 특히 열정으로 가득 찬 그들의 눈빛에서 우리 미래의 희망을 찾는다. 그런 새내기들이 첫 출근하는 모습을 보면서 39년 전 과거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이에 최근 사회에 첫발을 내딛은 미래의 인재들에게 지난 경험을 통해 체득한 것에 대한 몇 가지 당부를 하고 싶다.

첫째로, 학교를 떠난 이후에도 계속 '배움'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필자는 지금의 외국계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두고 입사 면접을 볼 당시 이력서에 있던 학력란에는 고등학교 졸업장이 전부였다. 학위보다는 실력과 그 가능성에 더 큰 관심과 점수를 줬던 독일계 회사의 특성 덕분에 이 자리에 올 수 있었지만 회사에 입사하고 나서도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낮에는 회사에서 사장 역할을 했지만 밤이 되면 다시 학생으로 돌아가 석사과정을 밟고 또 박사과정을 거치는 등 배움의 길을 계속 걸었다.

비단 이 배움의 길이라는 것이 단순히 학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의미 있는 삶을 위한 지혜와 경험을 축적하는 것이다. 그 배움은 자신이 현재 하는 일 안에서 얼마든지 찾을 수 있고 찾아야만 한다. 예를 들어 자동차 영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책상에 앉아서 세일즈 전략을 짤 것이 아니라 주말에 고객들이 방문하는 쇼룸 현장에 나가 고객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더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배워야 한다.

두 번째로 겸손하라는 당부를 꼭 하고 싶다. 사회 초년생이 학교를 떠나 회사라는 큰 집단에 들어가게 되면 자연스럽게 더 많은 것을 보고 경험하게 된다. 사람은 본인이 아는 것만 보이고 아는 것만 들린다고 한다. 역설적으로 내가 단지 모른다는 사실 때문에 간과될 수밖에 없는 수많은 살아가는 이야기, 또는 사업적인 아이디어를 놓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등고자비의 늘 겸손한 자세로 눈과 귀를 활짝 열어야 한다. 연차가 쌓이고 직급이 높아질수록 더더욱 중요해진다. 상대방을 위해 한번 더 낮아지는 겸손한 마음을 지녀야 한다. 이것을 잃어버리는 순간 제 아무리 능력이 많은 인재라고 하더라도 큰 성공을 이룰 수 없다. '나'를 생각하기보다는 '우리'를 생각하고 '성공'을 꿈꾸기 앞서 '상생'을 먼저 생각하는 것, 이 모든 것이 진정한 리더로 성장하기 위한 으뜸이다.

마지막으로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요즘 젊은이들에게서 예전에 쉽게 볼 수 있었던 그 절박한 마음을 찾기가 어렵다. 소위 '헝그리 정신'이라는 것이다. 그 당시에는 아무리 힘들어도 이를 악물고 참고 견디고 인내하면서 점점 더 내공이 쌓이며 더욱 단단해질 수 있었다. 하지만 그때에 비해 요즘 젊은이들은 조금 해보다가 힘들면 쉽게 지치고 포기하고 어려움을 피해가려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직업은 인생에서 가장 훌륭한 인성 수양터다. 본인이 이루고자 하는 꿈을 항상 마음 속에 품고 이루기까지 오랜 시간 자기 자신을 다듬고 수양하다 보면 어느새 그 인내심은 바로 바라던 꿈으로 이끌어주고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보증수표가 돼줄 것이다.



돌이켜보면 사회생활을 했던 시간은 꿈을 이루기 위한 인내의 시간이었다. 물론 그 꿈은 시간이 흐를수록 변하기도 했다. 처음에는 부모와 형제를 부양하기 위한 의무감이 그 시절을 견디게 했다면 그 이후에는 국제 무대에서 글로벌 CEO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그 시간을 인내했다. 그리고 지금은 재작년에 설립한 'BMW 코리아 미래재단'이 더욱 탄탄하게 자리를 잡아 우리나라에 나눔 문화를 널리 퍼지게 하는 데 작은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또 다른 인내심을 발휘하고 있다.

오늘 첫 출근하는 신입사원들을 보니 나의 젊은 시절을 다시 보는 것 같아 그 모습이 반갑다. 이들에게 마지막으로 필자가 좋아하는 고 박완서 작가의 글 중 한 구절을 들려주고 싶다. '흙은 아무거나 받아들이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조그만 틈만 있어도 흙은 푸른 생명력을 토해내고 만다.' 앞으로 걸어갈 사회생활 안에서 만나게 될 많고 많은 이야기를 슬기롭게 품어내어 푸르른 생명력으로 키워낼 수 있는 그런 흙 같은 인재로 성장해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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