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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한류 원조' 태권도를 지켜라


런던 올림픽의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저무는 올림픽의 해와 함께 국민적 관심까지 식어갈까 우려되는 분야가 있다. 태권도다.

태권도의 미래를 결정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가 오는 2013년 9월7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다. 꼭 9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IOC는 2020년 하계올림픽 핵심종목을 26개에서 25개로 축소할 예정이다. 영구히 올림픽 종목으로 잔류할 25개 핵심종목이 9개월 뒤 결정되는 것이다. 이르면 2월 IOC 집행위원회가 결정할 가능성도 있다.

태권도는 올림픽 프로그램 기준항목에 뒤지지는 않지만 올림픽 종목으로서의 역사가 짧다는 점과 비(非)유럽권 종목이라는 이유 때문에 퇴출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태권도와 경쟁하는 종목은 야구ㆍ소프트볼ㆍ스쿼시ㆍ가라테 등이다.

태권도는 올해 런던 올림픽에서 세계화에 상당 부분 성공했다. 얼굴 공격 3점 등으로 채점 방식을 변경해 승부의 박진감을 높였다. 한국 태권도는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지난 2000년 시드니 올림픽부터 출전 4체급에서 모두 메달을 땄지만 이번 런던 올림픽에서는 금ㆍ은메달 1개씩에 그쳤다. 역설적이게도 종주국으로서 독주를 이어가지 못했으나 '지나치게 한국적'이라는 태권도의 결정적인 약점을 희석시키는 계기가 됐다.



런던 올림픽에서 이미지를 개선했지만 방심하기는 이르다. 유럽세가 강한 IOC 집행위원회가 정치적인 결정을 할 우려가 있다. 그동안 개최지 결정 등의 과정에서 정치적 거래가 이뤄진 사례는 적지 않았다. IOC의 올림픽 프로그램 평가항목에서 비중이 큰 스폰서십 문제도 시급하게 해결해야 한다. 국내 글로벌 기업들이 태권도를 적극 후원하도록 후방에서 지원하는 것은 현 정부와 새 정부의 중요한 과제다.

태권도는 무예 그 이상이다. 싸이의 '강남스타일'등으로 꽃피우고 있는 한류의 원조는 바로 태권도다. 얼마 전 한국을 찾은 아프리카태권도연맹 아흐마드 훌리 회장이 남긴 "태권도는 한국이 세계에 준 선물로 세계 201개국이 그 혜택을 받고 있다"는 말은 비단 태권도인뿐 아니라 한국인 모두가 음미하고 명심해야 할 듯싶다.

한번 빠지면 다시 채택되기 어려운 게 올림픽 종목이다. 골프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복귀하기까지는 무려 112년이 걸렸다. 태권도의 운명이 걸린 날까지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 정부와 기업, 세계태권도연맹(WTF)과 태권도계가 지혜와 힘을 합쳐야 할 때다. 온 국민의 관심과 염원이 필요한 것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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