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기피 논란을 빚은 박주영(27ㆍ아스널)이 시기를 못박지 않았지만 병역의무를 꼭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박주영은 13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저를 사랑해준 국민 여러분께 죄송스럽다”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군에 입대해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반드시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선수로 뛰던 모나코에서 장기 체류 허가를 받아 병역연기를 한 것은 병역 면제나 회피 목적이 아니었다고 거듭 해명했다. 박주영은 “유럽에서 3년여간 선수생활을 하면서 선진축구를 많이 배우게 됐고 국위를 선양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졌다”며 그런 상황에서 변호사를 통해 병역연기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연장허가를 받은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기자회견을 통해 적극적으로 해명하지 않고 은둔한 것에 대해선 “병무청과 언론에 병역 의무를 다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말했다”며 “직접 의무를 실천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주영은 “영국에서 귀국할 때는 송구스럽고 입장 정리가 되지 않아 기자회견에 선뜻 나서기가 쉽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최종 예선을 앞두고 국가대표 선발 문제가 부각된 상황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하는 것이 최강희 감독의 선발 결정에 부담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박주영은 “저의 부족한 모습이고 잘못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후회했다. 박주영은 “신성한 국방 의무를 이행하고 있을 국군 장병 여러분을 포함한 모든 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반드시 현역으로 입대해서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이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주선한 홍명보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은 “지난 7일 시리아와의 평가전이 끝나고 박주영과 가슴을 열고 얘기했다”며 “어려움을 겪는 선수와 함께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는 홍 감독이 내달 초 발표할 예정인 런던올림픽 최종 엔트리에 박주영을 와일드카드로 넣겠다는 뜻을 사실상 밝힌 것이어서 주목된다.
박주영은 지난해 8월 모나코 공국에서 10년짜리 장기 체류 허가를 받아 병역연기를 한 사실이 올해 3월 뒤늦게 알려지면서 병역기피 논란에 휩싸였다. 최 감독은 지난달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1, 2차전(카타르·레바논전)에 참가할 대표팀을 구성하면서 병역기피 의혹에 대해 해명하라고 요구했지만 박주영은 연락을 끊은 채 입을 열지 않았었다.
/온라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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