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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민생쇼' 복잡한 속내

與, 수해현장 찾고 독거노인 가정 방문

정국파행 무심한 듯 '화살 피하기' 급급

野 "가계부채 줄일 특단의 대책 내놔라"

'발목 정당' 덤터기 쓸까 뒤늦게 호들갑

여야가 세월호 정국 파행의 장기화에 따른 여론의 질책이 쏟아지자 민생 행보를 병행하며 화살 피하기에 급급하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정국 파행에 무심한 듯 민생 행보 보여주기에 치중하는 듯한 모습이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장외투쟁에 따른 비판 여론을 피하기 위해 뒤늦게 민생 행보를 병행한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27일 경기도 과천시 문원동주민센터를 방문해 이른바 '송파 세 모녀 사건'으로 촉발된 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독거노인 가정을 방문해 손을 잡으며 위로했다. 앞서 김 대표는 국회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국회에 계류된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이미 편성된 2,300억원의 예산 집행이 불가능해지고 추가 혜택을 받게 될 40명도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전날에는 기록적인 폭우로 수해를 입은 부산을 방문하고 지난 22일에는 송파구 석촌 지하차도 싱크홀 현장을 방문하는 등 연일 민생을 챙기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세월호 특별법의 사회적 합의를 위한 별다른 노력은 보여주지 않아 "청와대를 의식한 행보가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여당은 또 국방위·정무위·외통위·환노위·농해수위 소속 위원장과 간사들이 나서 1차 국감이 무산된 데 대한 피해를 설명하며 야당을 공격했다. 정우택 정무위원장은 "법안심의 통과가 지연될 경우 투자자와 소비자·기업 등에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경기활성화에 걸림돌이 될 것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새누리당은 민생 행보와 함께 "여권도 나서라"는 여론을 의식해 이완구 원내대표가 전날에 이어 이날 두번째로 유가족들과 만나 특별법 제정을 위한 의견 차이를 좁히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



새정치연합도 이날 국회에서 정책조정회의를 열고 가계부채 상황을 언급하며 정부 차원의 대책을 요구했다. 우윤근 정책위의장은 "(가계부채) 상황이 심각한데도 정부는 안이한 인식을 보여주고 있다"며 "가계부채를 줄이고 소득을 늘리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때"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새정치연합은 가계소득을 늘리고 생활비를 줄일 수 있는 30여개 민생법안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새정치연합의 이 같은 가계부채 대책 요구는 국민들이 이날 광화문에서 가진 피켓시위가 투쟁 이미지로 비칠 것에 대비한 이른바 물타기용으로 해석된다. 실제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전날 베이스캠프인 예결위 회의장에서 철야농성을 벌인 데 이어 이날 오전에는 광화문광장으로 이동해 1시간 동안 의원들이 직접 피켓을 들고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주장했다. 이날 피켓시위에는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를 비롯해 이석현 국회 부의장, 박지원·문희상·최재성·노웅래 의원 등 60여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오후에 다시 예결위장으로 돌아가 철야농성을 이어간다는 복안이다.

새정치연합이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해 국회와 장외에서 투쟁을 이어가지만 속내는 복잡하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이완구 원내대표와 두번째 회동을 하며 새누리당과 세월호 유가족 간의 전격 합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만일 새누리당과 유가족이 특별법에 합의할 경우 냉각된 정국이 풀리면서 해빙 모드로 돌아설 수 있지만 특별법 제정의 공이 모두 새누리당에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새정치연합의 한 관계자는 "새누리당 지도부가 유가족에게 통 큰 양보를 하게 되면 새정치연합의 입지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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