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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자존심의 정수 '브랜드 북', 패션 스토리 넘어 하나의 문화로… '명품의 장' 자리 잡는다

SK네트웍스 국내 패션사 최초로 '세컨 소사이어티' 브랜드 북 발간

"글로벌 명품 도약" 자신감 드러내…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 다지자"

아모레퍼시픽·롯데백화점 등 럭셔리 아트북 '애술린' 내놓기도

지난 10일 강남구 도산대로 애술린 라운지에서 열린 SK네트웍스의 ''세컨 소사이어티'' 브랜드 북 전시장. 오즈세컨을 필두로 세컨 브랜드 그룹인 오즈세컨뉴욕, 원바이 오즈세컨, 세컨플로어가 브랜드 정체성과 역사를 한 자리에서 선보이며 하나의 패션 브랜드와 문화로 태어났다. /사진제공=SK네트웍스

SK네트웍스의 세컨소사이어티 브랜드북

롯데백화점 아트북

지난해 4월, 조준행 SK네트웍스 패션본부장은 직원들에게 "오브제의 세컨 브랜드인 '오즈세컨'을 필두로 '세컨(2nd)'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브랜드를 하나의 문화로 모아보자"고 제안했다. 글로벌 브랜드로 인정받기 시작한 오즈세컨을 비롯해 세컨플로어, 오즈세컨 뉴욕, 원바이 오즈세컨 등 4개의 세컨 브랜드들의 정체성을 알리는 브랜드북을 발간해 보자는 의도였다.

SK네트웍스가 국내에서 전개 중인 도나카란, 토미 힐피거 등 글로벌 브랜드의 경우 그간의 히스토리를 담은 브랜드 북, 수석 디자이너가 영감을 받았던 작품 등을 담은 비주얼 북이 있는 것을 보고 SK네트웍스의 세컨 브랜드 역시 브랜드 북을 내도 되겠다는 자신감의 표출이었다. 브랜드 북이란 주로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이 브랜드 이미지와 헤리티지를 소개하는 책자로, 명품의 DNA를 찾아 진정한 명품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럭셔리 브랜딩을 하는 작업이 수반된다.

그로부터 1년 뒤 SK네트웍스의 주요 패션 브랜드를 이루는 '2nd'에서 파생된 4개의 브랜드를 총칭하는 개념인 '세컨 소사이어티'가 만들어졌고 동시대를 대표하는 스타일 아이콘이자 라이프 스타일 콘텐츠를 아우르며 패션 제품을 넘어 하나의 문화를 표방한 '세컨 소사이어티 브랜드 북'이 세상 밖으로 나왔다.

이를 기념해 지난 10일 서울 도산대로 애슐린 라운지에서 열린 '세컨 소사이어티(SECOND SOCIETY)' 브랜드북 출간회가 열렸다. 브랜드 북은 1997년 론칭한 오즈세컨으로 시작된 세컨 소사이어티의 역사와 브랜드의 성격, 해외 진출 현황 등 '첫째'를 위협하는 '둘째들'의 파워풀한 스토리가 하나로 집약됐다. 아울러 그동안 진행된 콜라보레이션 작업과 화보 등을 충실히 담아 브랜드 정체성과 독창성이 한 눈에 들어왔다. 요즘 컨템포러리 감성을 외치는 흔하디 흔한 패션 브랜드와는 차별화된 패션 키워드 '2nd'가 새로운 패션 브랜드와 문화로 태어나는 순간이었다.

세컨 소사이어티 브랜드 북은 국내 패션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선보인 만큼 그 의미는 남다르다는 평가다. 소수의 글로벌 명품 브랜드만 시도하는 브랜드 북을 출간함으로써 SK네트웍스의 패션 브랜드가 국내를 넘어 글로벌 명품 브랜드로 도약했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셈이다. 화보와 글로써 글로벌 명품임을 분명히 인식시키는 동시에 더 나은 미래를 기약하려는 다짐의 표현이기도 하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북이 기록을 남기는 것에서 나아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닌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매개체로 명품의 반열에 들겠다는 스스로에 대한 약속으로도 해석된다"고 말한다.

세컨 소사이어티를 구성하는 브랜드는 4개. 유니크한 느낌을 베이스로 한 디자이너 감성에 팝적인 요소를 가미한 대중 브랜드 오즈세컨은 면세점을 포함해 국내 69개, 중국 82개, 대만 3개 매장 등에서 운영되며 세계 19개국에 진출해 있다. 구조적이고 파워풀한 실루엣과 형태감을 강조해 미래지향적인 무드가 특징. 지난해 국내 매출 967억원, 해외 750억원으로, 2008년 오브제를 인수했을 당시(300억원)보다 6배나 성장했다.

글로벌 브랜드 오즈세컨 뉴욕은 '타임리스 페미닌(Timeless Feminine)' 스타일로 오즈세컨이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2011년 뉴욕에 론칭한 라인이다. 바니스 뉴욕 진출을 시작으로 영국 하비 니콜스, 리버티, 파티 봉마르셰까지 미국·영국·프랑스·중국·대만 등에 나가 있으며 글로벌 마켓에서 '어드밴드스 컨템포러리 존'에 안착했다. 원바이오즈세컨은 오즈세컨 뉴욕의 젊은 버전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폭 넓은 대중화를 위해 론칭한 베이직 브랜드다. 오즈세컨 뉴욕에 비해 심플하고 스포티한 이 브랜드 역시 전세계 19개국에 뻗어있다.



일반적인 패션 브랜드가 해외 진출시 패션쇼를 활용한 콜렉션 참여 등으로 접근했던 방식과 달리 오즈세컨은 뉴욕 현지에 패션법인을 설립, 현지 관계자들과 네트워크 형성 및 구체적인 판로 개척을 통해 현지 시장 진출을 적극 시도해 각 대륙에 고루 진출할 수 있었다. 조 본부장은 "해외에 세컨 브랜드를 소개하고 확장하면서 이들을 알릴 수 있는 브랜드 북의 필요성이 절실했다"며 "침체돼 있는 국내 여성복 시장이 브랜드 북 발간처럼 의미있고 명품을 향한 도전을 통해 활기를 찾고 패션 한류를 주도할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겠다"고 말했다.

사실 브랜드 북은 인지도가 높은 웬만한 글로벌 브랜드라면 정기적으로 발간하는 '자존심의 정수'로 통한다. 세계 유명 명품 아트북 출판사 '애술린'에서 주로 발간하는데 애술린의 '인증'을 받았다는 것은 그 브랜드의 이름값이 높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애술린이 출간한 브랜드 북 중에는 한 질에 2,000만원이 넘는 것도 있을 정도로 '럭셔리 오브 럭셔리'의 이미지가 강하다. 심지어 코코 샤넬부터 칼 라거펠트의 로맨티시즘이 담긴 샤넬 브랜드 북은 수년 째 스테디셀러다.

SK네트웍스가 전개 중인 도나카란도 애술린과 20주년 브랜드 북을 만들었고 타미 힐피겨 역시 이들과 25주년 브랜드 북을 창간했다. 아트 디렉터 마크 제이콥스가 브랜드에 참여하기까지 여정을 650컷의 삽화로 표현해 만든 2005년 루이비통 브랜드 북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메이드 인 코리아'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한국 브랜드들도 애술린 브랜드 북 대열에 줄줄이 합류하기 시작했다. 국내 브랜드로서 제일 먼저 브랜드 북을 내놓은 곳은 2012년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로 한방에 대한 정보와 한국 선이 지닌 아름다움과 동양적 정서를 소개해 소장 가치를 높였다. 지난 12월에는 창립 35주년을 맞아 백화점의 브랜드 역사를 집약한 롯데백화점 브랜드 북도 나왔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차의 자존심을 높이고 있는 현대차도 이르면 올해 A3 대형 사이즈 브랜드 북 발간을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명품 차로 인정받는 것과 동시에 명실상부한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이미지를 다지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현대차에게 브랜드 북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스타일 디렉터인 간호섭 홍익대 패션디자인과 교수는 "한국 브랜드의 경우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없거나 약한 경우가 많아 글로벌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밀리는 일이 많다"면서 "꼭 해외 아트북 출판사가 아니더라도 SK네트웍스처럼 자체 브랜드 북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통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확립하거나 공고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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