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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공직사회의 경쟁원리
입력2004-10-12 17:12:57
수정
2004.10.12 17:12:57
권문용 강남구청장 전국시장·군수·구청장協 회장
[로터리] 공직사회의 경쟁원리
권문용 강남구청장 전국시장·군수·구청장協 회장
권문용 강남구청장
약 2,500여년 전에 한비자는 진시황에게 천하통일을 위한 통치술을 이렇게 진언했다.
“사람이 행동하는 것은 무릇 이(利)를 좋아하고 해(害)를 싫어한다. 수레를 만드는 사람은 모든 사람이 부자가 되기를 바란다. 사람들이 부자가 돼야 수레가 잘 팔리기 때문이다. 그가 특별히 박애주의자라서가 아니다. 반대로 장의사는 은근히 염병이 돌기를 바란다. 그가 특별히 악독해서가 아니라 단지 거기에 이(利)가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결국 이익에 따라 행동하고 손해가 있으면 피하는 것이다.”
따라서 천하를 다스리는 근본도 이러한 원리에 따라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 철학은 2,200년 후에 아담 스미스가 주창한 자유경쟁원리와 같다. 공직사회도 이 원리에서 예외가 아닐 것이다. 공무원 윤리강령에는 공무원은 국가에 한없이 충성하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물론 옳은 말이다.
그러나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아무 보상이 없으면 공직사회는 국가에 대한 충성 대신 무사안일에 빠질 수 있다. 이 점을 한비자가 이미 오래전에 날카롭게 지적했다.
강남구에서는 일에 대한 성과에 따라 승진 가점과 포상금을 부여하는 인센티브제도를 조례로 정해 벌써 8년째 운영하고 있다. 이 제도는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인센티브제 실시는 직원들의 일에 대한 성취도를 높여 강남구는 세계에서 가장 앞서가는 전자정부가 됐다. 강남구에서 발급하는 증명서류는 한 해에 200만통 정도 되는데 올해는 이 가운데 100만통이 인터넷 방식으로 발급됐다. 인터넷 발급 시스템은 일본 사가시에 수출돼 외화도 벌어들였고 세계 60여 국가에서는 벤치마킹하기 위해 직접 구를 방문하기도 했다.
지난주에는 차세대 유비쿼터스 시스템도 성공했다. 또 양재천 탄천이 아주 맑아지고 너구리 수십 마리가 떼지어 다니는 모습이 자주 목격되기도 한다. 모두 인센티브제 도입에 따른 놀라운 성과다.
무엇보다도 이 제도는 인사가 일한 성과에 따라 이뤄지므로 어느 지역 출신인가는 물론이고 학벌이나 나이ㆍ성별 등이 전혀 고려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인사차별이 없어진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 만약 한비자가 다시 살아나 이 나라를 위해 한 말씀 해달라고 하면 이렇게 대답하지 않을까. “진시황은 내 말에 따라 천하를 통일했다. 공직사회에 경쟁원리를 도입한다면 이 나라 통일이 분명히 앞당겨질 것이다.”
입력시간 : 2004-10-12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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