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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광장 아닌 현장으로 가라

민주당은 1일 국회를 떠나 거리로 박차고 나왔다. 어렵게 마련한 국가정보원 댓글사건 의혹에 관한 국정조사를 놓고 장내에서 새누리당과 타협점을 찾기보다는 서울광장에 모여 천막당사를 차리고 실력행사를 하고 있다.

국회에서 진행되는 국정조사는 한쪽의 의견만 100% 반영해 이뤄질 수는 없는데도 증인채택이 뜻대로 안 된다며 판을 깨버린 것이다.

국회는 의원 300명이 각 지역과 계층의 생각과 이해관계를 대표해 머리를 맞대는 공론의 장이다. '협상과 타협'을 거쳐 의원들은 서로 다른 생각을 모아 하나의 대안을 만들어낸다. 이 대안이 모두를 만족시키지는 못하지만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찾은 방법이기 때문에 받아들인다. 이것이 바로 대의 민주주의가 작동해나가는 원리다. 또 '민주주의 회복, 국정원 개혁'이라는 구호를 내세운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사실상 장내협상을 포기하며 간과한 것이기도 하다.

명분 없는 장외투쟁에 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할 수밖에 없다. 장외투쟁 전날 민주당은 "촛불을 들라"며 시민들에게 참여를 호소했지만 광장은 민주당 관계자들과 취재진들로만 북적거렸다. 심지어 당내에서조차 호응이 미지근하다. 이날 열린 천막 의원총회에 참석한 의원은 전체 127명 중 81명에 불과했다. 새누리당에서 이번 장외투쟁에 대해 '계파주의의 산물' '한 지붕 두 가족을 두 지붕 두 가족으로 만드는 일'이라는 냉소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정원 댓글사건에 관한 국정조사,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과 대화록 실종사태로 이어지는 정쟁에 시민들은 지쳤다. 전셋값은 폭등하고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지 못해 고민하고 수많은 을(乙)들이 불공정한 거래관행 속에서 신음하는 모습을 보며 정치권이 하루빨리 민생을 챙겨주기를 원한다.

거리로 나선 민주당이 향해야 할 곳은 광장이 아닌 현장이다. 현장에서 답을 찾고 장내에서 정책으로 승부해야 한다. 그것이 민주당이 대선 패배의 상처를 지우고 위기를 극복해 진정한 대안 정당으로 살아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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