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출신의 무함마드 유누스 교수는 마이크로 크레디트(소액 신용대출) 운동을 펼쳐 빈곤퇴치에 앞장선 공로를 인정받아 자신이 설립한 그라민은행과 함께 노벨평화상(2006년)을 공동 수상했다. 대학 교수로 편안한 삶을 살았던 유누스 교수가 소액신용대출 운동을 벌이게 된 데는 우연히 만난 한 여성이 고리대금업자에게 단돈 25센트를 빚진 뒤 노예처럼 살고 있다는 얘기를 들은 게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고리대금의 횡포에 시달리는 인근 주민들의 사정이 딱해 42명에게 27달러를 빌려줬다. 별다른 의도도 없었고 돈을 돌려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지도 않았다. 6개월 후 그는 돈을 되돌려 받았고, 마을 주민들의 생활이 이전보다 넉넉해진 것을 알게 됐다. 이것이 마이크로 크레디트의 시발점이 됐다. "빈곤은 게으르거나 자활의 의지가 없어서가 아니라 사회적 구조에 기인한다"는 그의 생각에서 시작된 마이크로 크레디트 운동은 빈곤퇴치의 모범으로 세계 각국에 전파됐다. 유누스 교수가 펴낸 '사회적 기업 만들기'는 자본주의를 위한 새로운 차원의 비즈니스 개념인 사회적 기업에 대한 이론을 구체화시키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례를 통해 사회적 기업의 비전을 제시한다. 저자는 사회적 기업이 어째서 단지 이론에 그치지 않고 아시아, 남아메리카, 유럽, 심지어 미국 등을 무대로 하는 기업가들과 사회활동가뿐 아니라 바스프, 인텔, 다농, 아디다스와 같은 세계적 기업까지 참여하게 됐는지 보여준다. 아울러 왜 대기업들이 사회적 기업에 참여해야 하며 사회적 기업이 어떻게 사람들의 삶을 바꾸어놓을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유누스 교수는 "인간 본성의 일부분인 이기심이 가진 이윤 추구의 에너지를 이용함으로써 인간 본성의 또 다른 부분인 이타심에 근거하여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하면서도 영리사업을 창출해내는 기업이 바로 '사회적 기업'"이라며 투자원금 회수의 원칙, 환경에 대한 특별한 관심 등 사회적 기업의 7가지 원칙도 함께 제시한다. 1만 9,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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