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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소 습격ㆍ환자 탈출… 에볼라 확산 공포속으로

라이베리아서 무장괴한 공격, 혈액 오염 물품 외부로 반출

질병통제 상황 우려 커져… 국경 월경땐 발포 명령도


에볼라 바이러스 사망자가 가장 많은 라이베리아에서 에볼라 환자 치료소가 습격을 당해 환자들이 집단 탈출하고 환자의 체액과 혈액에 오염된 물품들이 외부로 반출돼 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들은 전날 밤 서아프리카 라이베리아 수도 몬로비아의 빈민가인 웨스트포인트에 위치한 에볼라 치료소에 곤봉 등으로 무장한 괴한들이 문을 부수고 들어와 집기와 식량을 약탈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톨버트 웬스와 보건부 장관 보좌관은 "이 지역 젊은이들이 외부에서 에볼라 환자를 이 마을로 데리고 들어온 것에 화가 나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웨스트포인트 치료소는 에볼라 환자들이 더 큰 병원을 옮기기 전에 격리하는 일종의 간이치료소였다. 습격과정에서 환자 17명이 탈출했으며 간호사 등 의료진도 공격을 피해 달아났다. 라이베리아 당국에 따르면 이 치료소에는 당초 29명의 에볼라 환자가 수용돼 있었으나 이 중 9명은 사망했으며 3명은 가족의 뜻에 따라 전날 퇴원했다.

이번 사건으로 서아프리카의 에볼라 질병 통제 상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부족한 의료시설과 행정력의 부재, 여기에 보건교육 부족으로 질병에 대한 현지 주민들의 무지가 이번 사건을 통해 드러났기 때문이다. 라이베리아 보건당국은 도망친 환자들을 다른 병원에 수용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현지 목격자들이 AFP 등에 환자들은 뿔뿔이 흩어졌다고 전했다. 또 괴한들이 가져간 담요와 매트리스 등이 에볼라 환자의 체액과 혈액으로 오염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바이러스 확산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웨스트포인트는 몬로비아 최대 빈민가로 5만명 이상의 빈곤층이 거주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지역 경찰관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치료소에서 약탈해온 물품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상당수"라면서 "웨스트포인트 전체가 오염될 수 있다"고 걱정했다.

특히 오랜 내전에 따른 불안한 치안상황은 당국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면서 주민들 사이에 에볼라 괴담이 횡행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일부 지역에서는 보건인력을 가장한 인신매매단이 격리가 필요하다며 사람들을 납치해 장기를 팔아넘기고 있다는 루머가 퍼지고 있다. 이에 일부 주민들은 "에볼라는 거짓말"이라며 정부의 격리나 방역 조치에 반발하고 있다.



라이베리아 당국은 통제가 힘든 일부 마을을 아예 중세시대 '흑사병 마을'처럼 고립시키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격리된 마을에서 식량과 의약품 부족에 시달린 주민들이 다른 지역으로 탈출하면서 확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에볼라로 인한 사망자가 13일 기준 1,145명이라고 밝혔지만 버려진 지역의 감염 또는 사망자까지 합치면 실제 피해자는 훨씬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아돌퍼스 스코트 유니세프 현지 활동가는 "에볼라가 습격한 마을은 폐허가 되는 등 내전상황과 다름없다"고 전했다.

게다가 감염을 우려한 외국 자원봉사자들도 속속 서아프리카 지역을 떠나고 있어 전반적으로 의료 일손이 부족한 상황도 질병확산 차단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그러나 국경없는의사회(MSF)가 17일 몬로비아 인근에서 최대 4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치료소를 추가로 여는 등 국제 의료단체의 헌신적인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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