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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예술이 만나면…

미디어 아티스트 강애란, 갤러리시몬서 3년만에 개인전

신사동 갤러리시몬에 설치된 강애란의 설치작품 '숭고'. 책을 들고 들어가면 책 내용을 읽어주는 미디어작품이다.

문화와 지식 결정체로서 책은 문필가 뿐 아니라 화가들에게도 선망의 대상이었다. 조선시대 정조의 경우 '책가도'(冊架圖ㆍ책그림)에 심취했고 책을 그린 그림이 한 시대를 풍미했다. 그 후로도 많은 화가들이 책을 그려왔고 시대의 흐름에 따라 '책가도' 역시 진화했다. 책을 소재로 '북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는 미디어 아티스트 강애란(49ㆍ이화여대 교수)는 관객과 소통하며 작품이 완성되는 이른바 '책 읽어주는 작품'을 선보였다. 그가 3년 만에 개인전을 열고 있는 신사동 갤러리 시몬. '숭고(The Sublime)'라는 제목의 설치작품은 가로 세로 3m 이상의 거울로 제작된 직사각형의 방이다. 문 앞에는 5권의 책이 놓여있다. 마크 로스코(Mark Rothkoㆍ1903~1970)의 이름이 적힌 책을 들고 들어가자, 로스코의 색면추상화가 벽면에 펼쳐지며 그의 작품세계를 설명하는 음성이 들린다. 윌리암 터너(Joseph Mallord William Turnerㆍ1775~1851)의 책을 들고 들어가면 아련한 그의 풍경화가 소개된다. 책을 쓰는 행위를 떠올리게 하는 타자기 소리까지 더해져 미술과 문학, 영상과 설치작품이 공존하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작품 안에서 또 다른 작품을 만날 뿐 아니라 관람객이 작품에 참여해 '볼거리'를 결정해가는 인터랙티브(interactive) 아트를 실현한 것. 독일 낭만주의 화가 프리드리히(Caspar David Friedrichㆍ1774~1840), 미국화가 뉴먼(Barnettㆍ1905~1970), 빛을 소재로 한 터렐(James Turrellㆍ65)까지 "다섯 작가의 공통점은 숭고의 실현"이라고 강씨는 소개한다. 설치작은 내부 뿐 아니라 바깥에서도 또하나의 작품을 만들어 낸다. 전시장 곳곳에 선반이 마련돼 아크릴로 만들어 조명을 내장한 '라이트 북(Light Book)'이 세워져 있다. 이들이 거울방의 벽에 비춰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낸 것을 작가는 '헤테로토피아(Heterotopia)'라 부른다. "고정되지 않은 공간이라는 개념 '헤테로토피아'는 철학자 미셀 푸코가 주창한 개념입니다.거울에 비쳐 볼 수는 있으나 진짜가 아닌 이미지를 통해 그동안 제가 다뤘던 시뮬라르크와 가상(virtual) 현실을 한단계 발전시킨 것이죠." 또 이번 전시에는 첨단 기술인 3D렌티큘러를 활용한 평면작품도 선보였다. 뉴욕의 공립도서관, 영국의 테이트모던 등 책이 있는 공간을 배경으로 강씨의 라이트 북 형상이 떠있다. 2D렌티큘러보다 깊이감이 강화됐고, 감상자가 움직이면 이미지가 함께 이동한다. 작가는 "평소 국제 전시가 많은 탓에 이번 작품들은 워즈워드 같은 외국 작가의 시로 만들었지만 앞으로는 윤동주의 '서시'같은 한글 작품도 만들어 보고 싶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15일부터 6월15일까지 갤러리시몬 도산공원점과 청담동 네이처포엠점에서 함께 열린다. 동시에 독일 카를스루에의 미디어아트 전문기관인 ZKM아트센터와 일본 교토의 엔(eN)아트갤러리에서도 열리고 있다. (02)549-3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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