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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아이와 함께 머무는 행복한 일터


영화 '에린 브로코비치'는 콧대 높은 미국 변호사 사회에서 부도덕한 대기업과의 재판을 승소로 이끈 한 여자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그려낸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에는 작은 법률회사 말단 직원이자, 세 아이를 둔 엄마로서의 모습 역시 담겨 있다. 아이들을 맡길 곳이 마땅치 않을 때면, 에린은 세 아이를 데리고 증거수집 등을 위해 이곳저곳 다니며 동분서주한다. 다행히 그녀의 곁에는 아이들을 보살펴주는 헌신적인 남자친구와 보모가 있었다. 그들이 없었다면 에린은 일과 아이들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했을지 모른다.

지난해 말 현재 우리 사회에서 맞벌이 가정의 비율은 43.5%에 달한다. 우리나라 직장 여성들의 평균 근속연수는 불과 4.5년으로 여성들이 일을 그만두는 이유 중 25%가 바로 '육아'다. 노년층은 손자, 손녀를 돌보느라 노후의 여가를 빼앗긴 것이 현실이다. 육아는 더 이상 여성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가 함께 풀어야 할 문제인 것이다. 더욱이 이번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서도 여성인력 활용은 필수적이다.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GNI)는 6년째 2만달러 초반에 머물고 있다. GNI 4만달러 이상 국가들과 비교할 때 여성인력 활용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30대 여성들이 육아 등의 이유로 일을 그만둬 그 연령층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대폭 하락하는 M자형 그래프를 그리는 M-커브 현상이 나타난다. 여성들이 전문성을 쌓지 못하고 경력이 중단되는 것은 국가와 사회적으로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우리 정부는 6월10일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해 '직장 어린이집 활성화 대책'을 발표하며 육아 문제 해결에 나섰다. 약 2,000억원의 예산 투입, 규정 완화 등 실질적인 정부 지원을 강화해 현재 39% 수준인 직장 어린이집 설치율을 2017년에는 최소 70%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2010년 직장 내 보육시설인 '키사랑 어린이 집'문을 열었다. 아이들은 매일 엄마 또는 아빠 손을 잡고 회사건물 내 어린이 집에 온다. 이곳에는 0세에서 5세 사이의 아이들 약 60여명이 교육학 관련 출신 전문 교사들과 함께 생활한다.

아이가 바로 곁에 있다는 심리적 안정감은 물론, 회사 행사나 일정에 따라 운영시간이 유동적으로 조정되는 점 등에서 직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 지난해 조사에서도 보육프로그램, 건강ㆍ영양ㆍ안전, 교직원, 부모 및 가족지원 등 각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보였다.

아이는 나라의 미래다. 사회가 함께하는 육아는 여성뿐 아니라 남성의 안정적인 사회활동을 가능케 한다. 특히 아이의 손을 잡고 있는 동료의 모습은 자연스럽게 가족친화적인 기업문화를 만들고 이는 지속가능경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어린이 집 활성화 정책이 창조경제를 향한 새로운 기폭제가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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