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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휴 씨크릿우먼 대표 "패션 완성하는 헤어웨어로 자리매김"

고급화·다품종 소량 생산으로 백화점서 하루 매출 1000만원<br>인모로만 제작… 염색 등 서비스


김영휴(48ㆍ사진) 씨크릿우먼 대표는 헤어웨어(hairware)로 통하는 부분가발 시장을 개척해 창업 10년 만인 지난해 약 9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강소기업을 일궈낸 김 대표가 꿈꾸는 10년 후의 씨크릿우먼은 어떤 모습일까. "세상에 브랜드 하나쯤은 남기고 싶어요. 그때쯤이면 한국을 상징하는 대표 기업이 돼 있을 겁니다. 스위스에 시계를, 이탈리아에 가방과 구두를 쇼핑하러 가듯이 전세계 패셔니스타들이 헤어웨어를 쇼핑하러 씨크릿우먼으로 몰려오는 거죠. 샤넬ㆍ루이비통이 처음부터 유명했겠어요?"

이처럼 당찬 김 대표도 창업 초기에는 미친 사람 취급을 받기도 했다. "처음에 영업하러 갔더니 1970년대에나 팔리던 가발을 들고 왔다며 거들떠보지도 않았고 '가발이 아니라 헤어웨어'라고 설명했더니 미친 사람 취급을 하더군요."

김 대표는 이에 굴하지 않고 "우리 제품은 머리카락이 빠진 것을 감추는 가발이 아니라 스타일ㆍ패션을 완성시켜주는 헤어웨어로 자리매김시키겠다"며 백화점 잡화코너가 아닌 여성복 매장에 자리를 잡았다. 그는 "싸다고 잘 팔리는 상품이 아니다. 스타일과 패션을 고려하는 사람들을 주요 고객으로 정하고 나니 자연스럽게 상품이 고급화되고 가격이 높아졌다"며 "처음에 국내 3대 백화점을 대상으로 영업한 것도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의 고급화, 다품종 소량생산, 차별화 전략은 맞아떨어져 창업 2년 만에 하루 매출이 1,000만원을 돌파했다. 현재 전국에 32개 지점을 거느린 씨크릿우먼의 주요 제품은 대부분 100만원대 이상의 고가 상품이다. 이들 제품은 50여종의 기본 캡을 디자인해 헤어스타일을 다양화하고 인모(人毛)로만 제작했으며 40여건의 특허로 무장,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있다.

"중소기업은 다품종 소량생산을 하되 비싸도 팔리는 상품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브랜드 가치를 구축해야 하죠. 기술ㆍ창의성이 있는 중소기업들이 브랜드 가치를 구축하지 못해 우후죽순 생기는 경쟁자에 함몰돼 사라져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장수하려면 기업ㆍ상품의 품격을 높여야 합니다."



김 대표의 차별화 전략은 현재진행형이다. 그는 씨크릿우먼이 성장기에 들어섰다고 보고 '고객이 감동하는 브랜드로의 도약'을 목표로 삼아 브랜드 정체성을 확립해가고 있다. 상품을 선택하면 지속적으로 구매가 일어날 수 있는 패러다임도 만들었다. 머리 모양을 바꾸거나 염색할 때 부분가발도 함께 바꾸게 하는 식이다. 그는 "우리 제품은 익숙해질 때까지 혼자서는 제대로 멋을 내기 어려워 구매 고객에게 세척ㆍ세팅 등 기본적인 사용방법 안내는 물론 커트ㆍ퍼머ㆍ염색 등 미용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며 "헤어웨어는 구매보다 사후관리가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1986년 조선대 철학과와 교육대학원(석사과정)을 수료한 뒤 결혼한 그는 10여년간 공부방을 운영하며 세상과 소통의 끈을 놓지 않았다. 김 대표는 "통찰력과 현실감각, 그리고 부지런함을 타고났다"고 자평한 뒤 "지금까지의 성공은 자만이 아니라 자신감 덕분이었다"고 말했다.

"난관에 부딪치면 장애물의 실체를 보지 못하고 좌절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저는 '나는 모른다. 그러니까 더 열심히 배워야 한다'는 각오로 난관을 헤쳐왔습니다. 실패한다는 생각은 한번도 해본 적이 없어요. 언젠가 커질 회사를 그려가면서 나를 감싼 외로움을 즐겼죠."

김 대표는 경영과 기술에 문외한이었던 자신이 부분가발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데 인문학적 소양이 큰 도움이 됐다고 믿는다. 그는 "대학 때 배운 명쾌한 개념 정립이 실타래처럼 얽힌 현실문제를 풀어가는 데 도움이 됐다. 추억의 상품이던 가발을 재해석해 패션과 접목하고 헤어웨어라는 개념을 만들어낸 것도 철학적 사고의 힘이었다"며 "창의적인 단계를 넘어선 포스트크리에이터(postcreator)가 되는 게 개인적인 꿈"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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