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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꼈던 청약통장 1층 당첨 '어찌 하오리까'

"단지별 '저층혜택' 살펴봐라" <br>필로티·1~2층 복층설계·조경등 특화단지 많아<br>시뮬레이션 통해 일조권 미리 따져볼 수 있어<br>기준층보다 분양가 싸고 놀이방등 수요도 꾸준


최근 파주 H아파트에서 난생 처음 당첨통보를 받은 무주택자 김모(35)씨. 당첨의 기쁨도 잠시, 1층을 배정받았다는 사실을 알고는 고민에 빠졌다. 과거 1층에 살던 시절의 악몽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하루종일 커튼도 걷지 못하고 밤에는 주차차량의 소음과 매연ㆍ불빛으로 신경이 거슬리기 일쑤다. 엘리베이터 앞 주민들의 대화나 놀이터 고함소리에 두통이 생길 정도다. 계약을 포기할까 싶어도 4년간 유지해온 청약통장이 무용지물로 변해 결정을 내리기 힘들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분양시장이 모처럼 활기를 띠면서 저층 당첨자들의 고민도 늘고 있다. 높은 경쟁률을 뚫은 뒤에도 저층인 탓에 계약을 망설이는 사람들이 적지않다. ◇단지별 ‘저층 혜택’ 살펴봐야=저층 당첨에 지레 실망부터 할 게 아니라 조건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특화설계나 동 배치, 조경 등에서 과거 저층의 단점은 상당 부분 사라졌다. 대표적인 것이 1~2층을 아예 비워놓는 ‘필로티’ 설계다. 필로티 설계를 했다고 해도 적용되지 않는 동이 있어 확인이 필요하다. 1층 공간을 피트니스센터나 독서실로 활용하는가 하면 1~2층을 터 복층형 아파트로 만들기도 한다. 마치 앞마당처럼 정원을 설치해주거나 별도 출입문을 달아주는 사례도 있다. 정원까지는 아니더라도 1~2층 발코니 전면에 키 큰 나무를 줄지어 심어 사생활을 보호해주기도 한다. 주차장이 모두 지하로 들어가는지, 해당 저층 세대 앞 주차공간이 있는지 여부도 필수 체크 포인트다. ◇일조권도 미리 따져볼 수 있어=저층의 큰 문제점 중 하나인 일조권 침해 정도를 미리 짐작해볼 수 있는 방법도 있다. 모든 분양단지는 일조권의 법정 기준을 지키지만 입주 뒤 실제 일조권은 불만족스러운 경우가 많다. 대부분 업체들은 각 세대의 일조권에 대한 사전 시뮬레이션을 수행하기 때문에 그 결과를 요청해 확인해보는 게 좋다. 단지에 따라서는 분양업체가 저층 세대의 계약률을 높이기 위해 침입방지 시스템이나 방범창을 설치해주는 등 별도의 추가혜택을 제공하는 사례도 있다. 사소한 혜택이라면 분양현장에서 ‘선심(?)’을 쓸 수도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요구해볼 필요가 있다. ◇저층과 상층의 시세 차이는=입주 뒤 시세가 잘 오르지 않는다는 인식 탓에 저층을 마다하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새 아파트일수록 저층과 고층간 매매가 격차가 줄고 있다고 말한다. 요즘 신규분양에서 1층의 분양가는 기준층(4층 이상)에 비해 5~8% 정도 저렴하다. 최근 분양한 부천시 ‘송내 자이’의 경우 기준층 분양가는 3억9,600만원이었던 데 반해 1층은 3억6,500만원으로 3,100만원 쌌다. 이 정도 격차가 줄곧 유지되거나 오히려 좁혀진다는 것이다. 놀이방ㆍ어린이집, 소규모 자영업자(소호)의 임대용으로 인기가 높고 어린 자녀나 노인ㆍ장애인이 있는 가정도 저층을 점점 선호하는 추세여서 수요는 꾸준하다. 한 건설업체의 관계자는 “신규 분양에서 저층 세대가 차지하는 비중만큼의 수요는 꾸준히 형성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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