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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사랑=벤처성장'

'부부사랑=벤처성장'사내커플 많아 '가족같은 회사' 분위기 「사랑이 낳은 시스코」. 지난 77년 미국 스탠포드 대학에 다니던 샌드라 러너(경영대학원)와 레너드 보사크(컴퓨터공학과)는 뜨거운 연인 사이였다. 벤처의 산실이라는 스탠포드의 명성답게 둘은 끊임없이 이메일로 서로의 사랑을 확인했다. 당시 두 사람의 고민은 서로 다른 네트워크를 이용해 이메일이 깨지거나 중간에 사라진다는 것. 사랑에 눈이 먼(?) 이들은 라우터라는 네트워크 교환 장비를 만들었고, 84년에는 회사까지 차렸다. 이 회사가 시가총액 1, 2위를 다투는 시스코시스템즈로 성장했다. 이들은 뒷날 시스코를 떠났고 지금은 서로 헤어져 살지만 두사람이 남긴 「가족같은 회사」라는 문화는 회사 곳곳에 남아 있다. 벤처기업엔 한살림을 차린 연인이 많다. 부부가 일심동체로 회사를 경영하는 기업도 있고, 외부에서 애인을 데려오면 인센티브를 주는 회사도 있다. 사내커플이 결혼하면 한 사람은 회사를 떠나곤 했던 80년대 대기업과는 딴판이다. 가족적인 분위기가 사기를 높이는 벤처기업의 경우 부부가 함께 일선에 나섬으로써 얻는 효과가 상당하다. 블루버드소프트㈜는 부부가 공동 대표를 맡고 있다. 서울대 인터넷 동아리에서 만난 이장원·배연희 사장이 함께 인터넷 기업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지난 95년 배사장이 블루버드의 전신인 블루버드인터넷을 세웠고 이듬해 삼성 SDS에서 근무하던 이사장이 합류했다. 기술 개발 부분을 이사장이, 전략과 기획관리 분야는 배사장이 맡는다. 『공동 대표의 역할이 확실하게 나뉘어 있어 회사 전체적으로 보면 효율적인 경영이 이뤄지고 있다』(이 회사 정덕환 팀장). 두 공동 대표의 지분도 같은 비율이라고 정팀장은 귀뜸한다. 게임랭킹사이트를 운영하는 배틀탑㈜은 이강민 사장의 아내 하지영씨가 총무·인사팀장을 맡고 있다. 하팀장은 직원들의 생일을 챙겨주고 고민을 들어주는 등 「안주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 회사 이성주씨는 『하 팀장이 생일마다 선물과 카드를 보내고, 고민이 있는 직원에게는 격려 이메일을 보내 직원들이 회사를 가정처럼 느끼고 있다』고 말한다. 디지털대성(WWW.DS.CO.KR)은 젊은 부부가 함께 사업을 꾸려가고 있는 대표적인 벤처 기업. 대표인 최진영 사장이 올해 초 삼성물산을 나와 회사를 차렸고 아내인 이정희씨는 캘리포니아 유니온은행 경력을 살려 재무 업무를 돕는다. 리눅스 대표기업인 리눅스코리아. 이 회사는 기술총괄이사(CTO)와 기획마케팅 실장이 한 방에 산다. 이만용 이사와 원안나 실장. 기자(원안나)와 취재원으로 만난 이들은 리눅스원을 탄생시킨데 이어 이제는 리눅스코리아에서 핵심임무를 맡고 있다. 얼마전 한국을 찾았던 리처드스톨먼 국제자유소프트웨어연합(FSF) 회장이 나흘간 머물렀던 방이 바로 이만용씨의 신혼방이다. 리눅스코리아와 닮은꼴도 있다. 터보리눅스의 클리프 밀러 회장의 아내는 터보리눅스차이나 사장으로 일하는 아이리스 밀러. 중국계 미국인인 아이리스는 터보의 중국 공략에 역할이 대단하다. 세종대학교 디자인학과 박진숙 교수는 인하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남편 이상수 교수와 함께 최근 회사 로고를 인터넷에서 제작해 주는 유디자인㈜을 세웠다. 박 교수와 이 교수는 각각 대표이사와 기획이사를 맡기로 했다. 탤런트 이영하, 선우은숙 부부도 손잡고 벤처 사업에 뛰어들었다. 최근 전자상거래 벤처인 ㈜호혜씨앤지 주주 겸 부부 홍보이사로 영입된 것. 호혜씨앤지는 체인점과 인터넷을 접목하는 방식을 개발, 전자상거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고 평가받고 있다. 대양이앤씨㈜도 이준욱 사장과 임영현 이사가 함께 살림을 꾸려가고 있다. 부인인 임이사는 판매 홍보 책임자로 일하면서 당시로서는 생소한 개념인 「엠씨 스퀘어」를 널리 알린 일등 공신이다. 「예비 부부 회사」도 있다. 인크루트(WWW.INCRUIT.COM)는 이광석 사장이 예비 신부와 함께 일하고 있다. 일 때문에 결혼이 조금 늦춰지고 있지만 조만간 식을 올릴 예정이다. 아예 연인을 회사로 데려오는 회사도 있다. 씽크프리닷컴(대표 강태진·이경훈·WWW.THINKFREE.COM)은 외부에서 개발자를 데려오면 100만원의 보너스를 챙겨준다. 한달 전 웨딩마치를 올린 박진형 대리와 정소영씨가 대표적인 케이스. 박진형 대리가 약혼녀인 정소영씨를 데려왔다. 아내가 남편을 끌어들이기도 했다. 개발자인 박수경 대리도 같은 직종에서 일하고 있는 남편 최유다 대리를 데려와 100만원의 보너스를 탔다. 벤처기업에 유난히 부부가 많은 것은 벤처의 속성상 가족이 함께 나서 창업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남편 또는 아내 혼자 하기가 벅차 배우자의 도움을 받는 경우가 많다. 배우자의 능력이 뛰어날 경우 더이상의 파트너도 없다. 자연스럽게 부부 회사로 이어진다. 가족적인 분위기를 강조하는 회사문화도 부부회사의 배경. 낙하산이라고 하는 사람도 없고, 오히려 회사 분위기가 화목해진다. 끈끈한 분위기는 회사의 성장으로 이어진다. 부부회사의 한 관계자는 『부부 직원들에게 장난스럽게 농담을 하다보면 딱딱한 회사 분위기가 금방 풀린다』고 밝혔다. 문병도기자DO@SED.CO.KR 정민정기자JMINJ@SED.CO.KR 입력시간 2000/06/29 18:34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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