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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은 호황누리는데…고미술 시장은 '동면중'

수집가 취향 편중에 가짜 작품 많아 신뢰 추락<br>작품 가격 떨어지고 경매 낙찰율도 50% 그쳐

서울옥션 64회 경매에 출품됐으나 유찰됐던 오원 장승업의 '화조영모도'.

103회 서울옥션 경매에 출품돼 4,000만원에 낙찰된 현재 심사정의 '괴석초충도'.

현대미술(contemporary art)은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국내 미술시장의 호황기를 이끌고 있는 반면 고미술 부문은 특별한 모멘텀을 찾지 못한 채 시장의 온기가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미술계에 따르면 청자 등 도자기는 물론 겸재 정선 등 문화재급 고서화 가격이 젊은 작가들의 현대미술 작품 수준에 불과하다. 선호도 높은 작품들을 찾기가 쉽지 않아 수요가 많지 않고, 작품 가격이 떨어져 수준 높은 작품들이 시장에 나오지 않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 컬렉터들의 취미가 편중돼 있으며, 컬렉터와 딜러간의 신뢰가 무너진 것이 대표적인 원인이란 진단이다. ◇신흥 컬렉터들의 취향이 지나치게 편중=최근 미술시장의 파이가 커지는 데는 주로 40대 젊은 컬렉터들의 신규 유입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취향이 현대미술에 지나치게 편중돼 있어 고미술이 활기를 찾지 못하는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된다. 조선시대 6대 화가인 3원3재(단원 김홍도, 혜원 신윤복, 오원 장승업, 긍재 김득신, 현재 심사정, 겸재 정선)의 작품이 경매에 간혹 출품되지만 유찰되는 경우가 많고 지나칠 정도로 가격이 낮게 낙찰되고 있다. 서울옥션에서 거래된 현재 심사정 작품의 경우 모두 22점. 그 중 절반은 유찰됐고, 최고가도 4,000만원에 그치고 있다. 고미술품의 평균 낙찰률 50%는 최근 미술품 경매 평균 낙찰률 90%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으로 고미술 부문 거래의 실상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다양한 취향의 컬렉터가 존재하는 해외시장의 경우 고미술품의 거래가 활기를 띠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중국. 2006년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는 도자기와 고서화 등 전통 미술품의 낙찰 금액이 1년간 총 낙찰금액인 미화 1억 7,087만달러 중 약 83%(1억 5,598만 달러)에 이를 정도. 이는 아시아 컨템포러리 아트세일 낙찰금액(3,215만 달러)의 약 5배에 해당하는 엄청난 수치다. ◇신뢰 무너져 시장형성 어려워=희소가치와 역사적 의미 등 가격 조건을 갖춘 고미술품이 활기를 찾지 못하는 데는 구매자와 판매자 간 신뢰가 무너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청자 등 도자기는 북한으로부터 대량 유입돼 가격이 폭락했으며, 전문가도 구별하기 어려운 수준의 '진짜 같은 가짜'가 판을 쳐 시장을 모르는 초보자가 쉽게 접근하기 어렵다는 것. 고미술 전문 화랑인 동예헌 안성철 부장은 "현대미술은 시대와 돈의 흐름을 제대로 읽었지만, 고미술은 시장을 파악하지 못해 벌어진 현상"이라며 "시장을 통해 자체적인 브랜드로 신뢰를 구축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예헌의 경우 이를 위해 지난 6월부터 고미술 전문 경매를 시작했다. 첫 경매 낙찰률은 45%에 그쳤지만, 신뢰구축을 위해 경매회사로서는 처음으로 책임 경매제도를 도입했다. 책임 경매제는 동예헌에서 낙찰된 작품이 위작으로 밝혀졌을 경우 원금과 수수료 상환은 물론 작품 낙찰가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배상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안 부장은 "문화재급 고미술품이 이우환ㆍ김종학 등 중견작가 작품가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은 국가적 자존심의 문제"라며 "단기간 내 가치 회복을 기대하기 보다 장기적으로 믿을 만한 작품들을 내 놓으면서 컬렉터들로부터 신뢰를 높여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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