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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거리 피로 물들이겠다" 경고 테이프

ABC방송 파키스탄서 입수…정치적 의도 담긴 사기극 가능성도

미국 대통령 선거를 불과 5일 남겨놓은 가운데 미국의 한 지상파 방송이 입수한 테러경고 테이프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미 ABC방송은 알 카에다 조직원을 자칭하는 한 남자가 조지 부시 대통령의 대테러전쟁을 비난하며 "미국의 거리를 붉은 피로 물들이겠다"고 협박하는 장면이 들어있는 비디오 테이프를 파키스탄에서 입수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28일 보도했다. 이 신문의 미디어 비평가인 하워드 커츠는 "ABC뉴스의 중역들은 이 테이프에서 나오는 협박이 진짜 협박인지 또 그 협박을 하는 인물의 신원은 무엇인지를 확인할수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모두 75분 길이의 이 테이프에 나오는 인물은 탄약벨트를 두르고 옷으로 얼굴을 가린 채 테러 위협을 하고 있다는 것. 문제의 인물은 테이프에서 자신이 미국인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자신의 이름을 `아삼'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ABC방송은 이 테이프를 연방수사국(FBI)과 중앙정보국(CIA)에 보내 협박의 진위와 협박자의 신원을 확인해주도록 요청했다. 이 방송의 탐사보도 전문기자인 브라이언 로스는 "우리는 (시청자들에게) 꽤 겁을 줄 이런 것을 방송할 단계에 아직 이르지 않았다"면서 "나는 단독기사를 내보내면 좋겠지만 먼저 우리는 이것이 진짜인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ABC뉴스의 한 프로듀서는 이 테이프를 지난 주말 파키스탄의 와지리스탄에서 중개인에게 500달러를 주고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사측은 이 테이프가 정치적인 의도가 담긴 사기극일 가능성도 있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 테이프를 ABC방송에 제공한 사람은 이 테이프가 방송되지 않자 또다른 지상파 방송에 이 테이프를 제공했다고 이 신문은 한 정부관리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방송사는 정부측에 이 테이프와 관련한 지침을 요청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에 앞서 조지 부시 대통령을 지지하는 보수성향의 인터넷 매체인 드러지 리포트는 27일 `ABC 테러경고 테이프 방송 보류'라는 제목으로 이 방송이 정치적인 이유로 이 기사를 내보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테이프에서 알 카에다 조직원으로 추정되는 테러범은 새 테러공격이 9.11테러를 훨씬 능가하는 규모가 될 것이라면서 "거리에는 피가 흐르고" 미국은 사망자 숫자를 헤아릴 수 없을 것이기 때문에 "침묵 속에 슬퍼할 것" 이라고 말했다고 드러지 리포트는 전했다. 이 테이프는 또 "미국은 탈레반을 파괴하고 알 카에다와 전쟁을 벌이는 부시를 선출했기 때문에 스스로 이것을 자초했다"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드러지리포트는 이테이프에서 경고문을 읽은 사람이 캘리포니아 출신으로 알 카에다 훈련캠프에 참가했고 알 카에다의 통역으로 일했던 아카 아담 펄먼(25)인 것으로 미국 정보당국은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ABC방송은 최근 CBS뉴스가 부시 대통령의 주방위군 복무기록을 서둘러 보도한 뒤 이것이 가짜로 판명돼 곤욕을 치른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에 이 테이프의 진위를 신중히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ABC 방송관계자들은 부시 행정부의 관계자들이 이 테이프에 관한 얘기를 드러지리포트에 흘려 이 테이프를 방송하도록 간접적인 압력을 넣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로스 기자는 "이것은 잘 만든 사기극이거나 엄청난 기사거리"라면서 "우리는 (압력에 밀려) 서둘러 보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드러지 리포트는 28일에도 "FBI와 CIA가 이 테이프가 진짜라고 확인했다"면서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ABC방송이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인 움직임으로 보일까봐 이 테이프의 방송을 보류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대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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