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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12월14일] 티코 브라헤


잔혹한 영주이자 보이지 않는 거인. 역사상 최고의 천문관측학자로 꼽히는 티코 브라헤(Tycho Brahe)의 면면이다. 브라헤가 없었다면 천문학 발달이 한 세기 늦어졌을 것이라는 평가까지 받는 인물이다. 브라헤는 1546년 12월14일 덴마크 명문가의 12남매 중 둘째로 태어났으나 백부 밑에서 자랐다. 자손이 없어 조카를 유괴하듯 빼앗아간 큰아버지의 강권으로 법률을 공부하던 그는 결투에서 코의 일부를 잃어버린 뒤 별자리 연구에 빠져들었다. 초신성을 발견해 명성을 얻을 즈음, 해군 사령관이던 백부가 바다에 빠진 국왕을 구해낸 뒤 후유증인 패혈증으로 사망했을 때 국왕은 보답의 표시로 후손인 브라헤에게 여의도 크기만한 섬을 내려주고 유럽에서 가장 뛰어난 설비를 갖춘 천문대를 지어줬다. 30세에 ‘하늘의 도시’라는 뜻의 우라니엔보리천문대를 맡게 된 그는 국왕과 사이가 틀어진 후 프라하천문대로 옮겨 사망(1601년)할 때까지 육안으로 관측한 777개 별자리 이동에 대한 방대한 기록을 남겼다. 아쉽게도 브라헤의 천문대는 남아 있지 않다. 프라하천문대는 케플러를 굶어죽게 만들었던 30년 전쟁 때 파괴됐다. 우라니엔보리천문대는 덴마크 최고 부자였으면서도 악착같이 세금을 짜내던 브라헤의 흔적조차 지우고 싶었던 주민들의 손에 무너졌다. 사람도 시설도 사라졌지만 관측기록만큼은 제자였던 케플러에게 온전히 전해졌다. 케플러가 해석하는 데만 4년이 걸린 관측기록은 케플러의 행성법칙을 거쳐 뉴턴의 중력법칙 발견으로 이어졌다. ‘내가 다른 사람보다 멀리 보았다면 거인(선배 과학자)의 어깨 위에 서 있었기 때문’이라는 뉴턴의 명구에 등장하는 거인으로 데카르트와 케플러ㆍ갈릴레이를 꼽지만 그 바닥에는 브라헤라는 보이지 않는 거인이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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