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는 12일(현지시간) 백악관 소식통을 인용해 웨이스 대표가 재무부 차관 자리를 포기하고 상원 인준이 필요 없는 잭 루 재무장관의 고문직을 맡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재무부 국내금융 담당 차관은 연방정부의 부채 관리, 월가와의 교섭창구 등 막중한 역할을 하는 반면 고문직은 비중이 떨어진다"며 "워런 의원이 주도하는 민주당 내 반월가 진영의 정치적 승리"라고 평가했다.
그동안 워런 의원 등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웨이스가 몸담은 라자드가 버거킹이 캐나다 외식기업 팀호튼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미국 내 세금을 회피하는 데 자문을 맡았다며 상원 인준을 거부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하지만 웨이스가 팀호튼 인수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루 장관 등 오바마 행정부에 포진한 로버트 루빈 전 재무장관(씨티그룹 고문) 인맥의 영향력 감소를 겨냥해 웨이스를 공격했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워런 의원은 루빈 인맥이 월가 규제를 무력화하며 금융위기 재연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고 여러 차례 맹비난해왔다. 워런 의원은 지난 2013년에도 오바마 대통령이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으로 선호하던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에 대해 씨티그룹 자문역 경력 등을 이유로 중도하차를 주도한 바 있다.
웨이스를 적극 옹호하던 씨티그룹 출신 인사들은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루 장관은 "웨이스의 결정이 반대자들의 논리를 정당화하지는 않는다"고 반박했다. 반면 워런 지지자들은 또 한번 환호했다. 웨이스 지명철회를 요구해온 중소은행 모임인 미국독립은행연합회(ICBA)의 캠던 파인 회장은 "웨이스의 자진 포기에는 워런의 반대가 결정적이었다"라며 "백악관이 메인스트리트(실물경제)의 목소리를 듣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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