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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1월 13일] 현대·기아차 소프트파워 육성을

미국 청소년들에게 만 16세가 되는 해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16번째 생일부터 자동차 운전면허증을 취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없이는 동네 슈퍼마켓 가기도 어려운 게 미국이라 청소년이 자동차 면허증을 취득했다는 것은 부모에게서 독립할 때가 됐다는 의미를 지닌다. 대개 이날 고등학생들은 학교수업을 건너뛰고 자동차면허 시험장으로 달려간다. 미국 젊은이들에게 자동차는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 오랫동안 친교와 놀이문화의 핵심이었다. 제임스 딘이 주연한 영화 '이유 없는 반항'에서 두 젊은이가 절벽으로 돌진하는 자동차 치킨게임은 미국 젊은이들의 자동차 문화를 잘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자동차와 친숙한 세대는 이제 퇴장하고 있다. 자동차를 정비하고 도로를 질주하던 과거 세대와 달리 요즘 청소년들은 자동차 대신 인터넷과 스마트 폰에 몰두하고 있다. 이들은 자동차 없이는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는 한적한 시골이나 교외에서 살기보다는 맨해튼과 같은 도회지 삶을 더 선호한다. 그 결과 면허증을 보유한 10대는 지난 1978년 1,200만명을 정점으로 2000년대 들어 1,00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미국의 환경 관련 싱크탱크인 지구정책연구소(EPI)에 따르면 지난해 폐기 처분한 차량은 1,400만대로 신차 구입 1,000만대를 한참 웃돌고 있다. EPI는 자동차 위주의 교통 시스템이 다변화하는 신기원을 맞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연간 자동차 판매 1,700만대에 이르는 황금기는 다시 도래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도시화의 진전에 발맞춰 도시의 대중교통 수단은 점점 확장되고 있다. 엄청난 학자금 빚 때문에 젊은이들은 차량 구매를 늦추고 있고 국제 유가의 급등은 대형차ㆍ트럭 선호 문화와 운전 습관의 변화를 가져왔다. 지난해 현대ㆍ기아차는 미국 진출 이후 최고의 성과를 거뒀다. 시장점유율 7%에 이르는 외형적 성적뿐만 아니라 싸구려 자동차라는 이미지도 크게 씻어냈다. 환율 효과와 미국 빅3의 퇴조에 따른 반사 효과도 있지만 경쟁력을 키운 덕이 크다. 정몽구 회장은 최근 현대차를 격찬한 포춘지와의 인터뷰에서 "엇갈린 시장 전망과 같은 불확실성이 가장 두렵다"고 말했다. 전환기를 맞은 두 메이커에는 3년, 5년 앞을 내다보는 중장기 마케팅 전략 못지않게 10년, 20년 뒤 삶과 행동양식ㆍ문화의 변화를 읽어내는 소프트 파워 육성에 힘을 기울여야 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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