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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수필] 리스크의 사회화

이른바 재벌들은 이 위기를 극복하여 과연 살아남을 수가 있을까?5대 그룹을 에워싸고 있는 최근의 환경 그리고 정책의 흐름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잘 분간이 되지 않는다. 그 결말의 득실도 미리 알 수가 없다. 대우를 신호로 삼는 재벌 해체의 시작으로도 볼 수 있고 특정그룹의 위급상황을 구제하는 개별조치로 풀이 할 수도 있다. 정책과는 상관없이 차입경영의 종말을 고하는 사건이며 캐시 프로우와 이익을 중시하는 무차입 경영시대의 도래를 알리는 사건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시각을 바꾸면 주식 등 새로운 금융시대를 예고하는 것이며 약간 비틀어 말한다면 외국자본의 시대가 열린 것이라 할 수도 있다. 또 시각을 더 회전시킨다면 국민기업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다고 말할 수도 있다. 쉽게 동의하지는 않겠지만 재벌의 시대는 즉 국민기업의 시대였다고 말할 수 있다. 적어도 국민정서 상으로, 또 암묵리에 합의된 정책의 기조 상으로는, 재벌은 결코 그 오너의 것이 아니었으며 국민의 부담으로 형성된 국민의 것으로 간주돼 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부와 개개의 국민이 재벌더러 이래라저래라 말할 수 있었다. 재벌의 사회화 혹은 기업의 사회화가 암묵리에 동의돼 왔던 것이다. 만약 재벌 그리고 많은 기업이 정부가 「지도」하는 대로, 또 정의로운 많은사람이 요구하는 대로, 빚을 털고 재생하게 된다면 국민기업의 시대도 끝난다. 기업은 주주의 것으로 돌아가 뭇사람의 용훼로부터 벗어난다. 물론 재벌들이 그 많은 빚을 다 갚고 재생할 수 있을지, 또 그런 연후에 입대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쓸 데 없는 용훼를 자제하고 기업을 시장에 맡겨줄지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일본의 경제기획청장관이자 경제평론가이며 소설가이기도 한 사카이야(堺屋太一)씨는 최근의 경제백서를 통해 사회전체가 모호한 형태로 리스크를 분담하는 「리스크의 사회화」를 청산해야 한다고 말하고 앞으로는 리스크를 부담한 사람이 높은 대가를 받을 수 있는 사회적 조건이 정비돼야만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정부가 지도해 온 5대 그룹의 구조조정 작업이 겉으로 자력갱생을 강조하는 나머지 실질적으로는 「리스크의 사회화」위험을 더욱더 심화시키고 있는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또 위험부담에 대해 높은 대가를 보장하는 사회적 조건 정비에 관해 손도 못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鄭泰成(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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