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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로스쌀 판매 부진은 美 전략"

전문가 "하품보내 반발 최소화후 고품질 상품으로 시장잠식 의도" <br>미국산 쇠고기 한국시장 진출 과정과 닮은꼴<br>수입밥쌀중 중국산 인기 태국산 가장 저조


미국산 칼로스 쌀이 ‘밥쌀용’으로 국내에 도입된 지 5개월이 흐른 지난 7월26일. 수차례의 공매에서 낙찰을 거듭하며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던 칼로스 쌀은 이날 전량(5,504톤)이 매각됐다. 시중에 풀린 칼로스 쌀에 대한 평가는 썩 좋지 않다. 대형 유통업체의 공매불참 등으로 판로가 극히 제약돼 있고 물량이 작아 객관적 분석이 어렵지만 ‘(칼로스가) 한국산 쌀 보다 밥 맛이 없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칼로스 등 외국산 밥쌀 수입에 따른 우리 쌀의 피해도 당초 우려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안도감이 확산되고 있다. 과연 그럴까. 현재의 상황은 미국의 시장확장 전략에 따른 일시적인 것으로 결코 안심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외국산 ‘밥쌀’ 어디로 갔나=밥쌀용으로 첫 수입된 외국산 쌀은 2005년 의무수입물량으로 중국산(1만2,767톤), 미국산(5,504톤), 태국산(3,293톤) 등 총 2만1,564톤이다. 중국산은 5월3일 공매개시 후 7월19일 전량 소진됐다. 미국산은 4월5일 공매가 시작돼 7월26일 판매 완료됐다. 태국산은 9월 현재 25%만 이 팔려 가장 판매가 부진하다. 수입밥쌀로 가장 인기를 끈 것은 중국산이다. 단립종인 중국산은 밥맛ㆍ모양ㆍ색깔 등이 우리 쌀과 비슷해 음식점이나 김밥용으로 거의 대다수 물량이 소진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우리 쌀과 비슷한 까닭에 국산으로 둔갑시키는 사례까지 나올 정도다. 미국산 칼로스 쌀은 중국산에 비해서는 인기가 크게 떨어진다. 음식점에서 소량 사용하고 있고 대부분 물량은 가공용으로 소비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밥을 지은 후 시간이 지나면 밥맛이 급속히 떨어지고 색깔이 변하는 단점 때문이다. 태국산 쌀은 소비는 물론 가공수요도 거의 없다는 것이 농수산물유통공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칼로스 부진, 우리 쌀 완승(?)=한미 FTA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칼로스 쌀은 초미의 관심을 끌고 있다. 그리고 소비자 반응 등을 볼 때 다행히 일단 밥쌀용에서는 큰 경쟁력이 없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초반 판매 부진 뒤에는 미국의 치밀한 전략이 숨어 있다는 분석이다. 민승규 삼정경제연구소 박사는 “농산물 시장을 공략하는 미국의 전략은 우선 하품을 보내 반발을 최소화하면서 하층 시장을 장악하는 것”이라며 “그런 다음 품종개량 등을 통해 점차 고품질 농산물을 늘리고 시장을 확대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과거 미국산 쇠고기의 우리 시장 진출 과정을 보면 이와 맞아 떨어진다. 처음에는 최저품인 냉동육을 수출, 하층 시장을 장악한 뒤 냉장육을 공급하면서 패밀리 레스토랑 시장을 선점했다. 광우병 파동으로 2003년 수입이 금지되기 전까지 삼겹살은 물론 고급 레스토랑ㆍ호텔 등에 이르기까지 미국산이 장악했었다. 미국은 또 내년 1월 이후 공매가 되는 2006년분 의무수입물량에 대해서는 포장 단위를 현재 10ㆍ20㎏ 외에 5㎏의 소포장 허용을 우리 정부에 요청해놓고 있다. 민 박사는 “소포장이 되면 진공포장이 가능해져 밥맛이 예전보다 좋아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소포장 요구는 미국의 단계적 시장 진출 전략에 의한 것으로 우리도 이에 맞춰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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