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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 시장은 상위 7개 업체가 독과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습니다. 중소레미콘업계가 동양시멘트를 인수함으로써 독과점 구조를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고 시멘트 기업들이 일방적으로 인상한 가격도 수요에 맞춰 균형을 찾을 수 있습니다."
서상무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과 배조웅 서울경인레미콘공업협동조합 이사장 등 중소레미콘업계를 대표하는 이사장들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동양시멘트 인수는 중소레미콘업계의 생존이 걸린 일"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시멘트 출하량 4,370만톤 가운데 3,800만톤(87%)을 레미콘업체들이 구매하고 있으며 중소레미콘업체는 이 중 2,700만톤(62%)을 구매하는 최대 수요자다. 하지만 중소레미콘업계는 쌍용, 한일, 성신, 동양, 라파즈한라, 현대, 아세아 등 대기업 계열 시멘트 업체와 건설사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배조웅 이사장은 "시멘트 업체에서 원자재를 공급 받고 건설사에 레미콘을 납품하는 중소레미콘업체는 양측에 끼여 '을 중의 을'로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만약 이번에 대기업이 동양시멘트를 인수하게 되면 점유율 1위를 차지하면서 가격을 좌우하고 더 나아가 상위 시멘트 기업들의 독과점 구조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실제로 시멘트 업체들이 매년 유연탄과 전기료, 유류비 인상 등을 이유로 가격 인상을 일방적으로 통보하면서 지난 3~4년간 시멘트 가격이 50%나 올랐다. 배 이사장은 "동양시멘트 인수는 시멘트 업계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수요자인 중소레미콘업계 스스로의 생존과 자생력 확보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871개 중소레미콘업체들의 가동률이 지난해 23% 수준에 그치는 등 매년 하락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원자재 공급과 가격 안정은 필수 조건"이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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