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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한보철강 처리 고심
입력2000-12-19 00:00:00
수정
2000.12.19 00:00:00
채권단 한보철강 처리 고심
수의계약이냐, 경쟁입찰이냐.
한보철강의 매각을 맡고 있는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 등 채권단이 고심하고 있다.
자산공사의 기본방침은 내년 1월말 부즈알렌컨설팅의 용역결과를 바탕으로 2월 이후 매각을 재추진한다는 것.
이런 가운데 권호성(46) 중후산업 사장이 채권단 대상의 단독 설명회에서 수의계약을 조건으로 4억8천만달러의 인수가를 제시한 것으로 확인, 채권단의 결정이 비상한 관심을 끌고있다. 권 사장의 제안은 '매각성사'가 불투명한 상태에서 거부할 사안은 아니다. 그렇다고 받아들이자니 특혜시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게 채권단의 고민이다.
◇수의계약 제안=권호성 사장은 한보철강 인수가격으로 4억8,000만달러를 제시, 지난1일 명동 은행연합회 회관에서 12개 채권단 대표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자금조달계획을 설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권 사장이 제시한 가격은 지난 3월 네이버스와 계약한 것과 같은 수준.
권 사장은 "이미 네이버스측에서 1억3,000만달러 이상을 깍아달라고 요구해 가격을 떨어뜨려 놓았다"며 "번거롭게 국제입찰을 다시 해 시간과 비용을 낭비할필요 없이 이 정도 가격이면 채권단에서 충분히 수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권 사장은 또 "인수계약 체결 후 외자유치나 사채발행으로 인수자금 외에 운영자금등 총 7억달러를 끌여 들이겠다"고 밝혔다.
채권단은 권 사장의 제안을 무시할 수 없다. 공급과잉에다 철강 경기가 침체국면을 보이는 상황에서 이 가격 이상을 받아내기가 쉽지않고 인수희망 업체도 나타날 가능성이 별로 없기 때문.
◇고민하는 채권단=권 사장은 1차 입찰 당사자인 네이버스 컨소시엄에 20%의 지분으로 참여했던 사람. 집요한 '한보사랑'은 그의 제안에 가치를 높이는게 사실이다.
하지만 채권단은 권 사장이 제시한 자금조달 방법, 인수방식, 인수후 운영방침 등에 대해 선뜻 동의하지 못하고 있다. 권 사장은 지난해 네덜란드에 설립한 AK캐피탈이라는 투자금융회사를 활용하고, 미국계 철강기업을 운영의 파트너로 끌어 들일 것을 추진하고 있다. 채권단은 자기자본이 거의 없이 외부자본만으로 인수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시각이다.
중후산업은 사우나, 예식장 등 부동산 임대업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로 자본금이 10억원, 매출은 연간 25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도 채권단이 고민하는 대목. 또 권 사장이 페이퍼 컴퍼니를 통한 자산인수 방식을 선호하는데 따른 종업원들의 신분불안, 철강기업 경영 능력도 논란이 되고 있다.
◇채권단의 방침=채권단이 특정인을 초청, 투자계획에 대한 설명을 들은 것도 아주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면서 채권단의 선택이 관심을 끌고있다. 특혜시비와 관련, 자산공사측은 "누구든 요청이 있으면 입찰계획 발표 전이라도 투자계획을 설명할 기회를 준다는게 기본 입장"이라고 밝혔다.
자산공사측은 특히 "조기매각, 제값받기, 투명성과 공정성이 한보철강 매각의 기본 방침"이라며 "아직까지 수의계약인지 공개입찰인지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업계에서는 대규모 공적 자금이 투입된 한보철강의 매각에 있어 채권단이 보다 능동적이고 신속하고, 투명한 일처리를 해야할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강동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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