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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이슬러 매각] "비틀대는 美 車산업 상징" 평가

고유가 시대에 대형차 고집하다 경쟁력 약화<br>벤츠와 합병 효과 못살리고 9년만에 재매각



‘아이아코카’신화를 탄생시킨 미국의 크라이슬러가 사모펀드인 서버러스에 매각됨에 따라 ‘세기의 결혼’으로 불리던 다임러벤츠와 크라이슬러의 결합은 ‘세기의 파경’으로 끝났다. 미국 언론들은 지난 98년 독일의 벤츠와의 합병을 통해 ‘빅2’ 재진입을 노리던 크라이슬러의 재매각은 경쟁력 약화로 비틀대는 미국 자동차 산업의 현주소를 상징하는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독일 다임러그룹의 크라이슬러 매각 추진이 표면화 한 것은 지난 2월. 피터 제체 다임러크라이슬러 최고경영자(CEO)가 1만3,000명의 감원과 생산시설 감축 등을 골자로 한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면서 크라이슬러 부문에 대해 “모든 선택 사항을 배제하지 않겠다”며 분리 매각 방침을 사실상 공표했다. 당초 인수전은 GM과 유럽계 자동차 메이커, 사모펀드 등 3파전 양상이었으나 자동차 메이커들은 ‘득이 될 것이 없다’며 일제히 손을 떼버렸다. 한때 현대차와 중국의 체리자동차까지 거론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기존 자동차 메이커들이 크라이슬러 인수에 적극 나서지 않았다는 것은 그 만큼 크라이슬러의 경쟁력이 약화될 대로 약화됐음을 뜻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 98년 벤츠의 인수금액이 무려 360억 달러인 반면 이번 매각대금은 9년 전의 20%수준인 75억 달러에 그친다는 점이 이를 극명하게 말하고 있다. 크라이슬러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99년 16%에서 지난해 12.6% 추락, 도요타에 3위 자리를 내줬다. 국제 유가가 치솟는데도 연비가 낮은 대형차를 고집함으로써 미국인조차 크라이슬러를 외면한 탓이다. 이 같은 사정은 GM과 포드도 마찬가지다. 도요타는 올 1ㆍ4분기에 76년간 세계 1위(판매량기준)자리를 지켜왔던 GM의 아성을 무너뜨렸다. 그러나 크라이슬러가 이 지경에 빠진 근본적인 원인은 다임러벤츠와 처음부터 ‘잘못된 만남’에서 비롯됐다는 지적도 많다. 벤츠가 98년 크라이슬러를 인수할 당시 두 회사는 양측의 취약점을 보완하고 대형화에 따른 시너지효과를 기대했었다. 고급차의 대명사 벤츠로서는 픽업트럭과 유틸리티시장에 진출할 수 있고, 크라이슬러는 벤츠의 자금력과 기술력을 통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것으로 예상한 것. 그러나 이질적인 기업문화로 인한 경영진의 갈등, 분업화의 실패 등으로 기대했던 합병의 효과를 찾을 수 없었다. 결국 크라이슬러는 적자를 면치 못해 다임러그룹의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했다. 지난해 다임러벤츠의 영업이익은 80억 달러에 달했으나 크라이슬러는 11억 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 아이아코카 전 회장은 최근 펴낸 ‘지도자들은 모두 어디갔나’라는 자서전을 통해 “벤츠와의 M&A는 잘못된 선택”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한 바 있다. 서버러스 캐피털은 어떤 회사인가
美10대 사모펀드…존 스노 前재무장관이 회장
서버러스 캐피털은 지난 92년 설립된 미국 10대 사모펀드 중 하나. 운용자산규모는 165억 달러, 연간 매출규모는 600억달러에 달한다. 본사는 뉴욕에 있으며 로스앤젤레스, 런던, 프랑크푸르트, 도쿄, 대만등에도 사무실을 두고 있다. 현재 에어캐나다, 렌터카 업체인 알라모, 백화점 체인 머빈스 등에 투자중이다. 지난 4월 휠라 코리아가 모기업 휠라를 인수할 때는 휠라 지주회사인 SBI의 투자업체로 국내언론에 소개되기도 했다. 투자업종은 서비스와 제조ㆍ금융서비스ㆍ자동차 등이며 이를 위해 275명의 투자 및 운용 전문가를 둔 상태. 특히 존 스노 전 미 재무장관과 댄 퀘일 전 부통령이 각각 회장과 국제담당 책임자를 맡고 있는 등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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