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000포인트에 안착하면서 펀드 투자전략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대형주 위주로 투자하는 성장주 펀드가 유리하지만 코스피지수가 주춤할 경우 롱쇼트 혹은 가치주 펀드의 투자 매력이 높아질 수 있다. 최근 증권사들의 10월 투자전략을 살펴본 결과 상당수는 롱쇼트 혹은 가치주 펀드에 대한 투자를 추천했다.
14일 서울경제신문이 KDB대우증권ㆍ삼성증권ㆍ우리투자증권ㆍ현대증권ㆍ미래에셋증권ㆍ신한금융투자ㆍ하나대투증권ㆍ교보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의 추천 상품을 분석한 결과 롱쇼트와 가치주 펀드들이 성장주 펀드보다 추천 빈도가 압도적으로 우세했다. 신한금융투자는 롱쇼트 펀드인 '트로스톤다이나믹코리아50'을 추천하고 미래에셋증권이 '한국밸류10년투자밸런스'와 'KB밸류포커스' '신영밸류고배당' '미래에셋가치주포커스' 등 가치주 펀드 4개와 성장ㆍ가치 중립형 펀드인 '트러스톤칭키스칸'을 내세우는 등 상당수 증권사들이 롱쇼트, 가치주 펀드만 추천하거나 가치주와 성장주를 동시에 추천했고 성장주에는 무게중심을 두지 않았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가치주와 롱쇼트 펀드를 핵심상품으로 추천하는 것은 앞으로 코스피지수가 강한 상승세를 나타내기보다는 일부 저항을 받으면서 완만한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2,000포인트를 넘어서면서 외국인의 매수 축소 우려와 기술적 저항, 펀드 환매 등 마찰이 발생하고 있다"며 "국내 증시가 지속적인 상승흐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미국 정치권의 부채한도 협상 타결, 불확실한 경기 전망에 대한 우려 해소 등 악재들이 극복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코스피지수가 2,000포인트 후반대로 상승하지 못 하고 정체된다면 중ㆍ장기적으로 가치주와 롱쇼트 펀드 투자가 성장주 펀드보다 유리할 것으로 평가된다. 가치주와 롱쇼트 펀드는 박스권에 갇혔을 때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실제 가치주 펀드들의 최근 1개월 성과는 부진했지만 연초 이후 성과는 주식형 펀드 평균보다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밸류포커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클래스A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0.56%로 주식형 펀드평균(1.95%)보다 낮았지만 연초 이후 수익률은 10.55%로 주식형 펀드평균(1.14%)보다 크게 높았다. '신영밸류고배당증권투자신탁(주식)A' 역시 최근 1개월 수익률은 0.08%로 극히 부진했지만 연초 이후 수익률은 17.94%로 상당히 높게 나타났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지속적으로 상승한다면 성장주 펀드 위주의 투자가 유리하지만 방향성이 약해질 경우 가치주나 롱쇼트 투자가 우세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재문 삼성증권 SNI서울파이낸스센터 지점장 역시 "코스피지수가 2,000포인트를 넘어서면서 펀드 투자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현시점에 투자한다면 시장의 등락에 크게 좌우되지 않는 롱쇼트 펀드가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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