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카, 진, 럼 등을 증류한 뒤 허브액을 혼합해 만드는 알코올도수 30도 이상의 술인 허브리큐르는 국내에서 에너지음료와 섞어 '예거밤' '아그와밤' 등의 폭탄주에 활용되며 20~3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와인수입사 길진인터내셔날은 내년 1월 허브리큐르 '오엠지(OMGㆍOh My God)'를 국내에 출시한다.
오엠지는 길진인터내셔날과 프랑스 주류전문기업 '라 마르니티 꾸아제'의 자회사 슬라워가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해 공동 개발한 제품이다. 허브향을 선호하는 한국인 입맛에 맞춰 허브, 오렌지, 박하를 첨가했다. 길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프랑스 최고 주류기업의 제조 노하우에 길진인터내셔날의 마케팅 역량을 더해 급성장하는 국내 허브리큐르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관세청 통계에 따르면 올 1~11월 리큐르의 수입량과 수입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45.8%, 62.4%씩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기존의 '베일리스''깔루아' 등 칵테일의 베이스로 활용되던 리큐르에 더해 예거마이스터, 아그와 등 허브리큐르가 새롭게 인기를 끌었다.
지난 8월에는 국내 와인수입 1위 업체인 금양인터내셔날이 독일산 허브리큐르 '버젤 페터'를 선보였다. 동원그룹 계열의 와인수입사인 동원와인플러스도 허브리큐르 제품 출시를 위해 시장조사를 진행 중이다.
아영FBC가 2005년부터 수입한 예거마이스터는 지난해 24만병(한병 700ml), 올해 65만병 판매에 이어 내년에는 100만명 판매를 목표로 하는 등 급성장하고 있다. 매출도 올해 150억원으로 아영FBC가 수입하는 단일주류 중 와인을 제치고 최고를 기록할 정도다.
이 같은 예거마이스터의 성공에 자극받아 와인수입사들이 잇달아 허브리큐르 수입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수년 전 와인 붐이 일다가 급속히 사그라들었던 경험이 있는 와인 수입사들로서는 허브리큐르 수입이 사업 포트폴리오상 유리한데다 소비자층을 넓힐 수 있다는 점도 장점도 있다.
하지만 허브리큐르 시장 전망이 밝기만 한 것은 아니다. 아영FBC 관계자는 "아직까지 허브리큐르가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생소하기 때문에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주로 에너지음료와 섞는 폭탄주로 소비돼 부정적 이미지의 에너지음료와 연결될 수 있다는 점도 업계의 고민거리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