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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사고는 일단 터지면 오랫동안 소비자들의 기억에 남고 식품 섭취형태에도 많은 영향을 끼친다. 올초 발표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결과에 의하면 조사대상 응답자의 87.6%가 지난해 5월 발생한 만두 파동을 기억하고 있다. 심지어는 90년 공업용 우지 라면 파동에 대해 68%가, 95년 고름우유 사고도 51%가 생각해 냈다. 최근 소득수준이 올라가고 웰빙(Well-being) 신드롬 영향으로 식품안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매우 높아졌다. 하지만 때로는 우리가 섭취하는 식품이 유해한 물질로 오염돼 있어도 모르고 섭취하는 경우가 있다. 참치나 굴 같은 어패류는 국민모두가 좋아하는 영양 음식이다. 하지만 환경오염이 심해지면서 축적된 중금속은 우리 인체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치곤 한다.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참치 속에 다량의 수은이 함유돼 있을 수 있으니 가임 여성, 임산부, 유아들은 섭취를 줄이라는 권고를 한 적이 있다. 이는 원양어업계의 거센 반발을 초래하면서 커다란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참치는 자연적으로 수은을 많이 함유하고 있으며 굴도 다른 식품에 비해 카드뮴을 적지 않게 갖고 있다. 그렇다고 이 중금속이 인체에 마냥 위험한 것은 아니다. 우리가 섭취해도 안전한 정도가 있다. 이 안전한 정도를 벗어나지 않는 한 소비자는 안심하고 맛있게 이 해산물을 즐길 수 있다. 그러면 이들 식품 속에 들어있는 유해물질의 양이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인지 소비자가 어떻게 알 수 있는가. 소비자가 일일이 그 정도를 알아야 한다면 문제는 심각하다. 다행히 국가는 유통되는 식품 중에 유해물질의 양을 감시해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감시방법은 화학분석에 의해 그 양을 측정하는 것이다. 화학분석은 매우 까다로운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같은 시료에 대해 측정하는 사람마다 자칫 다른 결과를 보고할 수 있다. 이것은 다른 자를 사용하면서 잰 길이를 서로 비교하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다. 같은 기준을 사용해 측정한 결과만이 가치가 있다. 기준이 정확하지 않으면 당연히 부정확한 측정결과가 나온다. 해양수산부와 복지부가 지난 2일 구축키로 발표한 ‘농수축산물 안전정보 시스템’은 이러한 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전자정부 로드맵에 따라 올해부터 2009년까지 연차적으로 36개 농수축산물 안전정보 시스템을 새롭게 만들거나 기존의 시스템을 고도화, 소비자와 생산자 등에게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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