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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과도한 기대 제동 건 한은

"금리인하가 소비여력 제한할 수 있다"

연내 2번 인하 관측에 "소득 감소도 살펴봐야"

8월 인하 전망은 여전… 채권시장 강세 이어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기준금리 인하가 중장기적으로는 오히려 가계부채를 늘려 소비 여력을 제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기준금리가 연내 두 번 인하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자 과도한 기대 수위를 낮추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이 총재는 이날 한 조찬 강연에서 "기준금리를 낮추면 가계의 대출 원리금 상환부담이 줄고 이에 따라 소비 여력이 커진다는 지적이 있다"며 "하지만 지금은 가계의 자산 규모가 부채보다 더 많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금리인하로 부채상환 부담이 줄어들겠지만 동시에 금융자산이 많은 가계의 가처분 소득도 감소한다는 의미다.

그는 "기준금리를 낮춘다는 것은 부채증가를 어느 정도 감수한다는 뜻"이라며 "가계부채 증가가 중기적으로 소비 여력을 제약하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시장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과도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7월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시장에서는 8월 기준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0.25%포인트씩 두 번 연속 내릴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한국투자증권은 "한 차례 금리인하로는 정책 효과를 담보하기 어렵다"며 4·4분기 중 두 차례 금리를 낮출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 총재는 다만 "금리인하에 대한 부정적 시각은 아니고 양면성이 있어 따져봐야 한다는 의미"라고도 말해 금리인하 카드를 완전히 접진 않았음을 시사했다.



이날 총재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채권시장은 강세를 보였다. 이 총재가 정확히 '인하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지 않은 만큼 현재 국내 경기동향을 고려할 때 8월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설득력이 있다는 분위기다. 이날 국채 3년물 금리는 전일보다 0.01%포인트 하락한 2.58%, 5년물은 0.02%포인트 떨어진 2.75%, 10년물은 0.03%포인트 내린 3.02%에 마감했다.

윤여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채권시장은 오늘 이 총재의 발언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은 듯하다"며 "정확히 금리를 동결하겠다는 멘트를 하지 않은데다 정부가 추경 편성을 하지 않겠다고 해 국채발행에 따른 물량 부담이 해소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8월 기준금리 인하 여부에 대해 액션을 취하기 전까지 채권시장 강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총재의 가계부채에 대한 경고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 등 부동산 규제 완화를 추진 중인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도 견해 차이가 드러나는 대목이라 주목된다. 최 경제부총리는 이날 "총부채상환비율(DTI)이나 LTV 규제완화가 가계부채 위험성을 오히려 줄일 수 있는 측면이 있고 가계부채는 궁극적으로는 가계 가처분 소득을 늘림으로써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최 경제부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위원회에서 "금리는 금융통화위원회가 전적으로 결정해야 할 문제"라며 "현재 경기상황과 국제적인 정책 흐름에 맞게 한은이 적절하게 대응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여지를 뒀다. 최 경제부총리와 이 총재는 다음주 중 회동을 갖고 경기인식과 정책대응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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