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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자리 잃는 재래시장

보도에 의하면 우리나라도 아열대권에 들어섰다고 한다. 온갖 공해와 대기의 온난화로 인하여 우리나라 전형적 기후의 특성을 잃고 점차 따뜻해진다는 것이다. 근래 지구상의 대기이변은 각국에서 일어나고 있다. 남미에서는 때아닌 홍수로 많은 사망자와 이재민이 발생하고, 미국 동부지역에서는 폭설로 모든 기능이 마비되었다고 한다. 이것이 이 지구상의 재앙이다. 갈수록 심화되는 공해로 어떠한 변화가 닥쳐올지 두렵기만 하다.우리나라가 아열대권에 들어섰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삼한사온(三寒四溫)을 지키듯이 며칠 춥다가 며칠 풀리고 하는 것을 보면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겨울은 역시 겨울다워야 한다. 눈이 오고, 추워서 얼음이 꽁꽁 얼어야 겨울맛이 난다. 강원도 동해안 북부지역에 많은 눈이 내렸다고 한다. 예부터 눈이 많이 내리는 해에는 풍년이 든다고 했다. 이제 며칠 뒤면 입춘(立春)이고, 그 다음날은 설이다. 봄도 멀지 않았다. 설을 생각하니 먼저 떠오르는 것은 귀향 인파와 교통대란이다. 올 설연휴에는 지난해보다 고향을 찾는 귀성객들이 더 늘어나 고속도로는 몸살을 앓을 것이라고 한다. 그래도 사람들은 도시를 버리고 고향을 찾아서 떠난다. 부모님을 만나고, 조상에게 차례를 올리고, 이렇게 고향으로 향하는 마음을 누가 말리겠는가. 설은 우리 민족의 아름다운 풍습이다. 해가 바뀌어 새해 첫날이 되면 일년동안 아무 탈없이 무사태평하게 지낼 수 있도록 조상에게 차례를 올리고 부모님과 가까운 일가친척을 만나 인사를 나눈다는 이 풍습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가. 그래서 설은 우리의 명절 중 으뜸으로 꼽는 것이다. 설 하면 어렸을 때의 일이 떠오른다. 설을 앞둔 며칠 전부터 마을과 집안은 설레게 마련이다. 설 준비를 위하여 장터거리로 몰려가고, 고기 몇근과 젯상에 올릴 제물들을 사고, 할아버지와 아들 손자에게 줄 양말 한 켤레, 그리고 아이들의 설빔 옷을 사서 지게에 지거나 머리에 이고 저물녘에 눈 쌓인 길을 서둘러 집으로 향한다. 또 하나, 명절에 떠오르는 것은 우리의 재래시장이다. 그 시장 골목에는 구수하고 따뜻한 온정이 넘쳐 흐른다. 그것이 예부터 전해 내려오는 시장이다. 그러나 요즈음은 그 재래시장이 대형 매장에 밀려나 사양길로 접어들고 있다. 변두리 동네까지도 X마트니, O마트니 하는 크고 화려한 매장들이 들어서고 있다. 그러다보니 영세상인들의 생활터전인 재래시장은 그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시대는 이렇게 변해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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