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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팬택, 마지막 희망은 없을까


팬택의 법정관리 신청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기자와 만난 한 협력업체 사장은 강한 불만을 쏟아냈다. 그는 "팬택과 관련한 정부의 최근 행보를 보면 박근혜 대통령이 중소기업 대통령이 되겠다고 한 약속은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동통신 3사가 팬택의 단말기 구입에 대해 결정을 내리지 못하면서 팬택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협력업체들이 줄도산 위기에 놓였다. 그런데도 정부가 개별기업 사안이라며 무관심하게 손 놓고 있자 강한 불만을 쏟아낸 것이다.

팬택이 무너질 경우 경제적 손실이 수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에 채권단은 경영 정상화를 위해 3,000억여원 규모의 출자전환에 동의하고 이통사들은 출자전환 대신 상거래채권 1,541억원의 2년 상환유예를 해줬다. 좌초 직전에 놓인 팬택이 한숨을 돌리는 듯했다. 그러나 이 처방은 현재까지의 결과를 보면 채권단과 이통사들이 여론에 떠밀린 '생색내기'에 불과하게 됐다.

무엇보다 협력업체들이 격앙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정부의 이율배반적 태도다. 예컨대 이동통신 사업에 관해서는 지나칠 정도로 관여가 심했다. 대표적인 것이 이동통신 시장의 과점을 막겠다는 명분으로 활용한 유효경쟁정책이다. 주파수경매 첫 시행인 지난 2011년 LG유플러스는 2.1GHz 주파수를 최저가에 받았다. 과점을 막겠다며 SK텔레콤과 KT를 배제한 덕분이다.



팬택은 사실 정부의 정책적 지원 없이 23년 동안 삼성전자·LG전자와 당당히 겨뤘다. 최근 경영난을 겪는 3위 사업자 팬택에 대해 정책적 배려 차원에서 오는 10월부터 시행되는 보조금 상한선 규제의 예외를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는데도 정부로부터 외면당했다.

팬택 협력업체는 약 550여개사다. 임직원도 8만명가량이다. 채권단과 이통사가 서로 팔짱만 끼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강 건너 불구경하다가는 더 큰 경제적 손실을 불러오지 않을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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