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만원에 다섯채까지… 달콤한 유혹
5000만원이면 다섯채까지 투자… 연 수익률 21%… 도시형생활주택 과장광고 주의를시세보다 월세 부풀리기 예사LTV 규정 위반 사례도 속출
김상훈기자ksh25th@sed.co.kr
"연 수익률이 21%까지 나옵니다."
15일 기자가 찾은 인천시 부평동 A 도시형생활주택 분양담당자의 말은 귀를 솔깃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대출금리마저 3%대로 떨어진 초저금리 시대에 이 담당자의 말대로라면 그야말로 '대박 투자상품'인 것이다.
분양가 7,900만원에 시중은행에서 5년 만기 고정금리 4.3%로 대출을 5,700만원(LTV 72%)까지 해주기로 해 실투자금액은 1,700만원밖에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월세는 보증금 500만원에 50만원까지 받게 해주는데다 수익률만 조금 낮추면 5,000만원에 5채까지 투자가 가능하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최근 수익형 부동산의 인기를 타고 공급이 봇물을 이루는 도시형생활주택 분양시장에서 공급과잉으로 경쟁이 치열해지며 투자자를 현혹하는 과장광고가 넘쳐나고 있다.
부평동 부평시장 일대 상업지역에만도 15층 안팎의 도시형생활주택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서고 있다. 연 2%로 지원해주는 국민주택기금 대출이 올해로 종료되면서 마지막 혜택을 받으려는 인허가 물량이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월세 부풀리는 것은 예사…대출금액도 위험수준 치솟아=대표적 과장광고 사례는 인근 시세보다 높은 월세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부평동 G공인 관계자는 "이곳은 월세가 많아 봐야 45만원인데 업자들이 50만원, 많게는 60만원까지도 가능하다고 과장광고를 한다"며 "오히려 공급이 몰리면서 빈 집이 늘 경우 월세가 하락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지적했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 규정을 위반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현재 LTV 규정상 6억원 이상 공동주택은 집값의 50%, 6억원 미만은 60%까지만 담보대출이 가능하다.
한 도시형생활주택 분양 관계자는 "시중은행에서 분양가의 70%, 제2금융권에서는 80%까지도 대출이 가능하다"며 "법무사가 다 작업을 해놓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런 방법으로 1억원이면 4~5채에 투자할 수 있다는 분양광고는 인터넷이나 전단지 등을 통해 광범위하게 퍼져있다.
◇투자자 피해는 물론 은행 건전성도 위협=전문가들은 과장ㆍ허위광고가 그대로 투자자들의 피해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한다. 일각에서는 도시형생활주택 공급과잉으로 오히려 월세가 내려가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는 우려 섞인 진단도 내놓았다.
한 업계 전문가는 "도시형생활주택이 많이 들어선 강서구의 경우 월 임대료가 40만원에서 최근 35만원으로 뚝 떨어진데다 공실도 많다"며 "공급과잉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충분히 예측해본 뒤 투자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편법적으로 LTV 한도를 초과해 대출해주는 것을 두고 은행 건전성까지 해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고준석 신한은행 청담역지점장은 "LTV 한도를 초과하는 것 자체가 규정위반"이라며 "공급과잉으로 가격이 급락하면 그만큼 대손충담금을 쌓아야 하기 때문에 은행 건전성과도 직결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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