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과학부 산하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의 제1호 연구소기업인 KST플랜트의 김성태(58·사진) 대표는 26일 공고를 졸업해 어느덧 정부기관과 합작 사업을 하는 대표이사까지 된 자신의 커리어에 대한 자부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기술 하나에 대한 열정만으로 현재 전량 수입하는 산업용 강판을 국산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인이다.
김 대표는 지난 1977년 울산공고 기계과를 졸업해 현대자동차 생산라인에서 품질관리 업무로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1988년까지 현대자동차에 다니면서 경제 지식이 필요하다고 판단, 한국방송통신대 경제학과에 입학해 8년 만에 졸업하기도 했다.
김 대표가 창업을 처음 생각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3년 전. 당시 대동금속이라는 중소기업에서 영업을 하던 김 대표는 화력발전소와 제철소에서 원료를 이송하는 컨베이너시스템의 마모 방지를 위해 덧대는 강판 부품에 고질적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듣게 됐다. 더욱이 슈트라이너라는 이 제품은 국내 시장이 작다는 이유로 스웨덴·벨기에·일본 등에서 전량 수입하는 실정이었다.
김 대표는 생기원 인천 본부의 문을 두드렸다. 아이디어는 충분하니 생기원의 도움을 받아 기술 개발만 하면 되겠다는 생각에서였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수입산보다 내마모성과 내식성이 한층 강화된 제품이 개발됐다.
김 대표는 지난해 12월 KST플랜트를 연구소기업으로 설립해 부산연구개발특구에 입주했다. 연구소기업이란 출연연·전문생산기술연구소·대학 등의 연구기관이 총 자본금 중 20% 이상을 출자해 연구개발특구 내에 설립한 기업이다.
김 대표는 비좁은 국내 시장뿐 아니라 곧바로 세계 시장 진출을 꾀할 생각이다. 국내 시장 규모는 60억원 수준에 불과하지만 중국만 해도 우리 시장 규모의 40배 가까이 된다는 설명이다. 당장 올 6월부터 중국 석탄화력발전소 수출 가능성을 타진할 계획이다. 나아가 3~4년 안에 선박·산업용 부품 개발·상용화에 도전할 계획이다. 중국 등에서 후발업체가 추격할 것을 감안해 생기원과의 연구개발 협력도 멈추지 않을 예정이다.
그는 "요즘에는 기술 개발을 발표하면 중국 등에서 금세 차세대 제품 개발에 돌입한다"며 "생기원과의 협력을 앞으로도 계속 이어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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