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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든 에콰도르 망명 신청… 미-중ㆍ러 외교마찰로 확대

미국 정보당국의 사찰 프로그램을 폭로해 국제사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에드워드 스노든(29)이 에콰도르 정부에 망명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강력한 송환 의지에도 불구하고 중국ㆍ홍콩 및 러시아가 '경유지' 역할을 함에 따라 그의 망명 문제가 '도미노 외교경색'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스노든을 지원해온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는 24일 성명을 내고 "스노든은 망명을 목적으로 안전한 루트를 통해 에콰도르로 향하고 있다"며 "위키리크스의 법률자문 및 외교관들이 그와 동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리카르도 파티뇨 에콰도르 외무장관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그의 망명 요청을 검토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앞서 스노든은 23일 홍콩을 떠나 같은 날 오후 러시아 모스크바 셰례메티예보공항에 도착했다. 이후 행적에 대해서는 보도가 엇갈리나 모스크바와 쿠바 아바나를 거쳐 에콰도르로 향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홍콩 당국으로부터 스노든의 신병을 확보해 간첩 혐의로 기소하려던 미국의 계획에는 제동이 걸렸다. 스노든의 망명 문제도 민간인 사생활 침해 논란에서 미국과 중국ㆍ러시아 간 외교마찰로 확대되고 있다. 미국은 홍콩과 러시아에 스노든의 여권이 22일자로 무효가 됐다는 사실을 통보했으나 그의 비행을 막지는 못했다.

미 백악관은 24일 자정 직후 성명을 내고 "스노든의 출국을 허용한 홍콩 당국의 결정에 실망한다"면서 "러시아는 양국 간 친선외교 관계를 감안해 그를 미국으로 돌려보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미국은 외교 채널을 동원해 스노든의 경유지나 최종 목적지가 될 가능성이 있는 중남미 국가들을 상대로 그의 입국을 허용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다.



민주당 유력인사인 찰스 슈머 상원의원도 로이터통신 및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홍콩의 처사는 매우 실망스럽고 중국이 개입됐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러시아의 경유허가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NYT는 "스노든을 간첩혐의로 기소한 직후 여권말소 조치부터 하지 않은 것은 난센스"라며 "그를 폭로의 영웅으로 평가하는 중국 및 러시아 국민들의 분위기가 비행허가를 이끌어낸 셈"이라고 미 정부의 대처능력을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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